가슴이 쥐어짜듯 아프고..메스껍다면..

2019. 9. 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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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돌연사 주범 '심뇌혈관질환' 50대 환자 급증..짜고 매운 음식은 피하고, 술도 줄여야
갑자기 가슴에 통증을 느끼는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음식은 짜지 않게 먹는 것이 좋다.

# 회사원 박 모(53)씨는 며칠 전 중학교 동창이 뇌출혈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그는 사업이 잘 돼 경제적인 여유도 있었고 평소에는 등산과 마라톤을 즐길만큼 건강한 편이어서 주변의 부러움을 받던 친구였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돌연사를 했다는 소식에 박씨는 자신도 자만하지 말고 건강에 더 신경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박씨는 술을 줄이고 음식도 짜지 않게 먹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매년 9월 첫째주는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주간이다. 심뇌혈관질환은 심근경색 등의 심장질환, 뇌졸중 등의 뇌혈관질환, 그리고 이런 질환을 일으키는 선행질환인 고혈압 및 당뇨병 등을 포함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암을 제외한 우리나라 인구의 주요 사망원인 1~2위가 심뇌혈관질환이다.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은 흡연, 음주, 불규칙한 식생활 등 다양하지만 특히 짜게 먹는 습관은 혈관을 좁아지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된다.

▶심장에 혈액 공급하는 관상동맥 막히면 돌연사 원인=심장의 가장 큰 역할은 산소와 영양분이 포함된 혈액을 전신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심장 역시 혈관을 통해 피를 공급받아야 하는데 이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한다. 관상동맥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해줌으로써 심장은 계속해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혈액이 이동하는 통로가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에 산소나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관상동맥질환’ 또는 ‘허혈성심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중 허혈성심질환의 증상이나 징후는 다양하다. 초기 단계이거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무증상일 경우도 있다. 김우식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대개 허혈성심질환 환자는 앞가슴 중앙부의 통증이나 불쾌감·중압감 등을 느끼지만 드물게 심장 발작이 첫 징후로 나타나기도 한다”며 “증상은 주로 운동을 하거나 오르막을 걸을 때 나타나지만 휴식을 취하면 통증과 불편함이 가라앉는다. 이런 전형적인 통증 증상을 ‘협심증’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관상동맥이 좁아지다 못해 갑작스럽게 막히면 심장 전체 또는 일부분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심장근육의 괴사로 이어지는 ‘심근경색증’이 나타난다.

김 교수는 “심근경색증은 심장 근육의 일부가 완전히 죽기 때문에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하고 심하면 바로 사망할 수 있다”며 “실제로 심근경색증은 돌연사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손꼽힌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의 주요 증상은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이다. 대부분 환자는 통증을 ‘가슴을 쥐어짜는 듯하다’고 표현한다. 주로 가슴의 정중앙 또는 약간 좌측 부위에 통증을 느끼며, 대부분 호흡곤란과 같이 발생한다. 통증은 왼쪽 어깨와 팔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흉통은 30분 이상 지속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슴통증 없이 속이 메스꺼워 구토를 할 것 같은 느낌의 소화기 증상만 나타나기도 한다.

▶심장에서 뇌로 가는 혈관 막히는 경동맥협착증…50대부터 급증=한편 심장에서 뇌로 가는 혈관 통로가 막혀도 뇌졸중 등 돌연사의 주요 원인이 된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혈관으로 이어지는 목 부위 동맥으로, 뇌로 가는 혈액의 80%를 담당하는 중요한 혈관이다. 이런 경동맥에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혈관이 점점 막혀가는 질환을 ‘경동맥협착증’이라 한다. 경동맥협착증은 뇌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 원인의 30%를 차지한다. 뇌졸중은 일단 발병하면 생명을 앗아갈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치명적인 후유 장애를 남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경동맥 협착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13년 3만7400명에서 2017년 6만8700명으로 지난 5년간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7년 기준으로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1.5배 많았으며 50대부터 환자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고준석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경동맥협착증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각종 스트레스와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증가가 가장 큰 이유”라며 “특히 50대부터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30~40대에는 아직 젊다고 생각해 만성질환이 있는지도 모르고, 알아도 관리를 잘 하지 않다가 혈관손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경동맥 협착증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동맥협착증이 무서운 이유는 혈관이 절반 가까이 막혀도 자각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증상이 없어 초기 진단이 어렵고, 발견 되어도 증상이 없어 치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고 교수는 “하지만 방치해서 협착이 심해지면 언제, 어떻게 증상이 나타날지 모른다”며 “심하게는 뇌경색으로 인한 뇌기능 마비뿐 아니라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담배·술은 끊고 짜거나 매운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야=이런 관상동맥질환이나 뇌혈관질환 등으로 인한 돌연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흡연자이거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식생활을 통해 영양 상태를 균형있게 유지해야 하는데 음식은 골고루 섭취하고 약간 부족한듯 먹는다. 특히 짜거나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장기육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특히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은 혈관에 영향을 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며 “담배는 무조건 끊어야 하며 술도 가급적 안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해억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요소인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며 “대신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많이 섭취하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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