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충격, 세계 제조업 둔화..韓 반도체·日 자동차 수출 '직격탄'

송경재 입력 2019. 9. 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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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수출비중 높은 이웃나라 타격..세계 산업생산·교역 '하강 흐름'
독일 제조업 활동도 침체 '뚜렷'..英 노딜 브렉시트 현실화 '위축'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심화가 전 세계 제조업 활동 둔화세를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 일본, 대만은 물론이고 인도네시아, 유럽 성장엔진인 독일 제조업이 침체되고 있다. 영국은 무역전쟁에 따른 세계 경제둔화에 더해 아무런 협정도 없이 전격적으로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면서 제조업 활동이 고꾸라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 충격이 세계 경제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미·중 무역전쟁 심화에 따른 충격이 전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는 가운데 일본, 한국 같은 아시아 산업대국뿐만 아니라 전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독일 등의 제조업에도 충격이 전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전 세계 산업생산, 교역 모두 2·4분기 하강 흐름을 보인 데 이어 3·4분기에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무역전쟁 파고는 좀체 가라앉지 않는 흐름이다. 1일 미국이 중국산 의류·가전제품 등에 15% 관세를 물리기 시작했고 중국은 미국산 대두·석유·의약품에 보복관세로 대응하고 있다. 게다가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12월 15일 나머지 중국제품 1560억달러어치에 대한 15% 관세부과 카드는 여전히 살아있다. 또 2일에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부과가 세계 무역규정 위반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무역전쟁은 앞으로도 누그러지기보다는 심화할 가능성이 더 높다.

고관세를 무기로 한 양국 간 무역전쟁은 우선 중국 이웃나라들에 타격을 주고 있다. 1일 한국의 대중 수출이 8월 들어 전년동월 대비 21.3% 급감하고, 그 여파로 전체 수출 역시 13.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은 2일 제조업체들의 자본지출이 2·4분기 6.9% 감소해 2년 만에 처음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중 수출이 두자릿수 가까이 급감한 데 따른 여파다.

특히 한국 반도체, 일본 자동차 부품 같은 첨단제품의 대중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다. 수출둔화는 실적저하로 곧바로 이어진다.

일본 고베철강은 지난달 내년 3월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 순익전망치를 60%, 약 9500만달러 하향조정했다. 또 물류업체 야마토홀딩스는 7월 중국 항공화물 물량둔화 여파로 3000만달러 특별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 대만, 한국, 인도네시아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이들 아시아 각국의 제조업 둔화를 확인시켜줬다. 무역전쟁 직접 당사자인 중국은 8월 제조업 지표가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소기업들의 제조업 활동은 8월 증가했지만 대형 제조업체들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전망도 어둡다. 카이신-마킷의 제조업 PMI는 올 들어 신규 수출주문이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CEBM 그룹 이코노미스트 종정성은 "중국 경제가 단기 회복 신호를 보이고는 있지만 장기적 하강 압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럽 최대 경제국이자 성장엔진인 독일의 제조업 활동 위축세가 두드러진다. 독일 제조업지수는 7월 43.2에서 8월 43.5로 소폭 올랐지만 기준선 50을 여전히 밑돌아 활동위축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노딜 브렉시트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점증하는 영국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무역전쟁 충격과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겹치면서 영국 제조업지수는 7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추락했다. 제조업지수를 생산하는 IHS마킷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윌리엄슨은 "무역전쟁과 관세가 여전히 제조업체들의 최대 걱정거리로 남아있다"면서 "8월 무역전쟁 심화가 이들의 위험회피 성향을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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