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CJ 4세의 공항 마약가방
“대기업 취직하면 뭐하나, 이런 일 때문에 박탈감이나 들 텐데.”
해외에서 대마를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는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1팀 부장 이선호(29)씨 사건 소식에 달린 온라인 댓글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들로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바이오산업팀, PMI(기업 인수 후 통합 작업)팀을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던 그는 향후 CJ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을 것으로 유력하게 여겨졌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이 CJ그룹 구성원에 던진 충격파는 크다. 그런데도 CJ 측은 “조사 결과가 나온 뒤 회사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낀다.
고속 승진하며 회사 내 영향력을 키우던 4세의 일탈로 CJ 구성원도 속앓이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일으킨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이재현 회장이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구속됐고, 이 회장과 두 자녀로의 승계 과정에서 ‘편법 논란’도 있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한 기업을 오너 일가가 몇 년, 몇십년 동안 경영할 텐데 지금 회사에 다니는 직원은 불만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고, 소변검사에서도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는 불구속 수사를 받아 왔다. 지난 4월 이씨와 유사한 액상 대마 투약 혐의로 구속된 현대·SK가(家) 3세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검찰은 4일 부랴부랴 이씨 자택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씨는 이날 오후 6시쯤 검찰청에 나와 "주위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며 스스로 긴급 체포의 길을 택했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CJ 직원의 표정은 착잡하다 못해 씁쓸하다. 오너 일가의 일탈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재계 14위 CJ 그룹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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