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자칭 '만신창이' 대권만 어림없나
조 후보자 지명 이후 한달간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단언컨대 장관 한명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토록 논란이 분분했던 적은 없다. 조 후보자와 가족에 대해 자고나면 쏟아지는 보도에 많은 이들이 ‘멘붕’에 빠졌다. 일반인들은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특혜를 자녀가 누렸다는 의혹에선 2030 청년층과 5060 부모 세대가 함께 분노했다. 조 후보자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해온 말, SNS나 책에서 쏟아낸 글과는 배치되는 인생의 단면이 드러날 땐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웅성거림이 새어나왔다.
과거 노무현 정권의 예를 보더라도 검찰개혁은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다.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지금은 검찰개혁을 내세운 조 후보자의 운명이 검찰의 손에 달린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조 후보자가 과연 자신이 소명이라고 생각하는 검찰 개혁을 제대로 해낼지가 의문스러운 건 당연하다.
조 후보자가 자신을 대권 도전은 어림없다고 한 ‘만신창이’라고 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 말에 진정성이 있다면 그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고 반성할 대목이 있다고 여긴다는 거다. 그렇다면 크게 상처입은 몸으로 장관직은 수행할 수 있는 건가. 그것도 법과 정의를 집행하는 법무부 장관? 이 얼마나 스스로를 모순에 빠뜨리는 오만인가.
만신창이라도 대통령은 될 수 있다. 그 시대가 원하면 과거쯤은 무시하고 국민이 표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지명직인 장관, 특히 법무장관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냉정하게 도덕성을 검증한다. 그런데도 “나만이 적임자”라고 밀어부치는 건 그냥 오기일 뿐이다.
이가영 사회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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