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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 정부, 징용 해결 1+1+α안 8·15께 일본에 제시"

서승욱 입력 2019. 09. 05. 01:03 수정 2019. 09. 0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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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문했던 가와무라 전 장관
"일본 피고 기업이 일단 배상하고
한일 기업, 한국정부가 추후 변상"

3박4일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친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전 관방장관)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이 귀국 당일인 3일 일본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가 징용 문제와 관련된 ‘1+1+α(알파)’ 방안을 8월 15일께 일본 정부 측에 비공개로 제시했다”고 알렸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일단) 그 제안에 기초해 양국 간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자간담회는 이낙연 국무총리,강창일 한·일 의원연맹 회장 등 과의 면담을 포함해 한국방문 결과를 설명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간담회에서 그는 한국 측이 제시했다는 ‘1+1+알파’ 안에 대해 “대법의 판결 자체를 억지로 바꿀 수는 없다는 게 한국 측 입장”이라며 “판결은 (피고인 일본 기업이) 일단 실행하고, (한·일 기업, 한국정부 등 ‘1+1+알파’가) 그에 해당하는 액수의 돈을 준비해 실질적으로는 (일본 기업들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변상해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은 한국 기업, 다른 ‘1’은 일본 기업, ‘α’는 한국 정부도 관여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일본 기업들의 배상’을 통해 판결을 존중하는 모양새를 갖추면서도 한·일 양국의 기업과 한국 정부 등 3자가 사후적으로 피고 기업에 배상액을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다.

“지소미아 파기라지만 11월 23일까진 집행유예, 그 전에 한·일 관계 풀어야”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 의원연맹 간사장은 지난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정부가 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1+1+알파’ 안을 8월 15일께 일본 측에 비공개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가 방한한 다케오 간사장과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가와무라 간사장은 기자들에게 “(배상금 변상을 위한 자금 마련 등에) 일본 기업의 참여를 강제하는 건 안 되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을 테니 한·일 양측이 선정위원회 등을 꾸리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배상 과정에 참여하는 이 방안이 가와무라 간사장의 말대로 일본 측에 전달됐다면 지금까지 “정부는 관여할 수 없다”며 ‘한·일 기업에 의한 위자료 지급’을 고수했던 우리 정부의 입장이 유연해진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누구에게서 관련 내용을 들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 총리측은 “그런 내용을 알지 못하고 가와무라 의원에게 말한 적도 전혀 없으며 내용 자체도 말이 안된다”고 부인했다.
도쿄의 한국 정부 소식통도 “적어도 실무 차원에서는 그런 제안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실무 차원과는 별도로 8·15를 전후해 양국의 고공 외교 채널은 열려 있었고, 실제로 가동됐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달 23일 지소미아 관련 브리핑에서 “8·15 광복절에도 우리 고위급 인사가 일본을 방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취소되긴 했지만 광복절 직후인 16~17일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필리핀 마닐라 등 제3국에서 비공개 만남을 추진하기도 했다.

21일엔 베이징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도 열렸다. 이런 고위급 채널에서 한국 측 제안이 일본 측에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일본 측 반응은 소개하지 않았다.

다만 8·15 1주일 뒤인 22일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외교가에선 “일본 정부가 한국 제안을 거부했고, 이에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기업이 배상에 응하는 모양새 자체가 “징용 문제는 65년 청구권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과 배치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도쿄의 일본 정부 소식통은 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징용 문제 해결 없이 양국 관계는 풀릴 수 없기 때문에 여러 아이디어를 놓고 양국 간 물밑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기자들에게 “한국 측이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했지만 (실제 협정이 종료되는) 11월 23일까지는 어찌 보면 ‘집행유예’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 기간 내 해결책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낙연 총리도 ‘지금 같은 상태가 계속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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