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하철 와이파이사업 투자자 "조국 아니면 사기 묻힐뻔"
5일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일 의원실에 편지 한 통이 배달 됐다. 자신을 서울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에 투자한 회사대표 A씨로 소개한 발신인은 “웰스씨앤티와 피앤피플러스, 서울교통공사 밀착으로 사업을 일으키다가 계약 해지가 돼 사기를 당했다”고 밝혔다.
웰스씨앤티는 조국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영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와 관련된 회사다. 정씨가 9억5000만원, 두 자녀 명의로 5000만원씩 직계가족이 모두 10억5000만원을 코링크PE가 운영하는 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투자했는데 이 펀드가 웰스씨앤티에 2017년 7억원을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됐다.
A씨는 편지를 통해 “웰스씨앤티 사장이 최모씨이고 부사장이 서모씨였다”며 “최모씨가 웰스씨앤티를 통해 서모씨가 대표로 있는 피앤피플러스에 10억5000만원을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에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A씨는 편지에서 "피앤피플러스는 공공 와이파이 설치를 위해 필요한 자격도 없지만 당시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고위관계자 등에 로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피앤피플러스는 2017년 9월 서울지하철 공공와이파이 첫 사업권을 따냈다. 하지만 1년 이상 사업을 준비하다 올해 5월 계약을 취소당했다. 서모씨는 사업권이 취소되자 주변에 “혼자는 절대 안 죽겠다”고 으름장을 놨다고 한다.
A씨가 로비 대상자로 지목한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교통공사에 매월 10억원 수익이 생기는 와이파이 사업은 내부적으로도 중요했다”며 “피앤피플러스가 초기에 낙찰됐지만 통신 사업 면허를 확보하지 못했고, 채권 가압류와 같은 빈약한 재무구조를 파악하고 계약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약 취소 과정에서 서모 대표가 반발하며 소송까지 준비한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했다”며 “로비는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피앤피플러스 측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통신 기술을 상용화하는 사업을 진행해 정상 입찰 과정을 거쳤다”라며 “낙찰이 취소돼 오히려 피해를 봤지, 조국 후보자 측으로부터 받은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로등 점멸기 업체인 웰스씨앤티에 대한 특혜 의혹은 계속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쟁업체 관계자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웰스씨엔티는 오랫동안 가로등 점멸기 제작 사업을 해온 업체”라면서도 “사업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2년 전부터는 목에 힘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뭔가 있구나 싶었는데 조 후보자 관련한 기사가 나와 놀랐다”며 “기껏해야 시의원 쪽에 연줄이 있을 것이라고만 짐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가로등 제어 시스템 설치와 관리는 자치구 소관이라 예산을 배분하기만 할 뿐 서울시에서는 관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모 대표는 이날 검찰 소환에 앞서 취재진에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힘들다”며 “검찰 조사실에 가서 말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웰스씨앤티의 관급 공사 특혜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하고 있다. 가로등 원격 제어 기술이 들어가는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웰스씨앤티가 특혜를 받은 정황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3일 국토교통부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후보자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정수석 이후 웰스씨앤티의 관급 사업 실적이 급증했다고 돼있는데 실제 통계를 보면 그렇지 않다”며 “개입을 했다면 관급 공사 직원들 또는 압수수색과 통신영장을 통해 확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상‧윤상언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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