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내가 동양대 영재센터 설립..봉사했다는 조국 딸 모른다"

남궁민 2019. 9. 6. 00: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2년 당시 김주식 센터장 인터뷰
"내가 센터 설립..조국 딸 이름 처음 들어"
김주식 전 동양대 영어센터장
"조국 부인과는 딱 한번 대화 나눠
센터서 상 줬다는 청와대 해명 틀려"
“조○(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라는 이름을 이번에 처음 들었다. 내가 사비를 들여 세운 조그만 곳인데 무슨 봉사활동이 운영됐다는 건지….”
[뉴스1]
동양대 영어영재교육센터(2012년 명칭 영어영재교육연구소 부설 영어영재교육원)의 설립자 김주식(70) 전 동양대 교수가 조 후보자의 딸이 해당 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상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5일 밝혔다. 김 전 교수는 조 후보자 딸에게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 발급된 2012년 9월 당시 영어영재교육원 센터장을 맡고 있었다. 김 전 교수가 2013년 센터장직에서 물러난 뒤 어학연구원 원장이었던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57) 교수가 센터장까지 겸임했다. 김 전 교수는 2015년 정년 퇴임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5일 조 후보자의 부인이 근무하는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정경심 교수 연구실 문이 잠겨 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정 교수는 9월 2일 이전에 휴강계획서를 제출한 뒤 2학기 개강 후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뉴스1]
조 후보자의 딸은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당시 자기소개서에 동양대 총장 표창장(봉사상)을 받았다고 기술했다. 해당 표창장의 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4일 조 후보자는 “저희 아이가 학교(동양대)에 가서 중·고등학교 학생을 영어로 가르치는 일을 실제로 했다”며 “직접 활동했고 그에 대한 표창장을 받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교수의 설명은 달랐다. 그는 “재학생(동양대)을 가르치는 어학연구원과 달리 우리 센터는 초등학생이 대부분이었다”면서 “영재교육 연수를 받은 원어민 교수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조는 조교나 강사가 직접 맡았기 때문에 외부 봉사자는 필요 없는 시스템이었다”고 설명했다.

“난 토요일에도 출근…나 몰래 봉사하고 상 준게 말이 되나”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 씨의 동양대 표창과 관련한 회견을 했다. 이날 주 의원이 어학교육원 상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김 전 교수는 “센터는 내가 사비를 들여 직접 세운 조그만 기관”이라며 “토요일에도 직접 출근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운영한 기관인데 누가 와서 봉사를 해줬다니 황당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표창장 발급에 센터가 관여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평생 아이들을 가르쳤고 황조근정훈장을 받은 자부심으로 산 사람이다”면서 “연구소는 나랏돈인 경상북도의 지원까지 받은 기관인데 이곳에서 하지 않은 봉사에 대해 상을 발급해 줬다는 건 모욕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교수는 정경심 교수와 교류가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정 교수와 직접 대화한 것은 2015년 내 정년퇴임식 때였다”며 “그런 정도인데 그 전에 정 교수의 딸을 센터에서 일하게 하고 상을 주겠느냐”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5일 오전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표창장이 영어영재교육센터 직원을 통해 발급됐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주장도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5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동양대에 표창장을 준 기록이 왜 없는지를 확인했는데 영어영재교육센터 직원이 대학 본부에 가서 표창장을 받아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그 당시 총장 명의로 표창장 발급이 많이 돼 대학 본부에서 표창장을 줄 때 소소한 것들은 대장에 기록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전 교수는 “영어영재교육센터의 직원이 직접 상을 받아왔다고 하는데 내가 운영하는 센터에서 나도 모르게 그럴 수 있느냐”며 “나 말고 다른 교수가 있는 것도 아닐 정도로 작은 센터다. 나도 모르게 상을 내준 사람이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청와대에서는 당시 센터 관계자가 상을 발급해 줬다고 하는데 센터를 세운 책임자였던 나에게는 물어본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 딸의 봉사 활동과 표창장 발급 사실을 부인한 김 전 교수는 오해를 풀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전 교수는 “검찰에서 부를지 모르겠지만 내가 해명해야 한다고 하면 출석해서 아는 대로 말하겠다”면서 “청문회든 어디든 나가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