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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논단>일본 방사능, 反日과 과학의 괴리

기자 입력 2019. 09. 06. 13:50 수정 2019. 09. 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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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성은 지난 4일 도쿄(東京) 주재 22개국 외교관을 청사로 초청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 현황에 관해 설명했다.

이는 최근 우리나라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능수(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도쿄(東京)전력은 후쿠시마에 저장돼 있는 방사능 오염수 양과 방사능 농도를 정기적으로 공개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배출된 방사능 오염수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으나 유의미한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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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일본 외무성은 지난 4일 도쿄(東京) 주재 22개국 외교관을 청사로 초청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 현황에 관해 설명했다. 이런 설명회를 연 것이 이번으로 103번째라고 한다. 이는 최근 우리나라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능수(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일본 방사선과 관련한 뉴스가 부쩍 늘었다. 도쿄에서 핫스폿(방사선 준위가 높게 나타난 부분)이 발견됐다는 얘기도 있고, 후쿠시마 아즈마(吾妻) 야구장에서 기준치의 2배에 이르는 공간방사선이 측정됐다고도 한다. 또,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의 태평양 방류에 대한 보도도 있다. 심지어 후쿠시마산 식자재 사용과 관련해 2020 도쿄올림픽 보이콧 얘기도 나온다.

일본의 블로거가 발견했다는 도쿄도 미즈모토(水元) 공원의 4군데 핫스폿은 말 그대로 한 점이다. 핫스폿을 조금만 벗어나도 방사능은 측정되지 않는다. 세슘이 물에 잘 녹고 흙에 흡착이 잘되기 때문에 빗물에 녹아서 흐르다가 한곳에 모인 것이다. 이런 핫스폿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빈번히 발견되고 있으나, 단지 이 사실만으로 일본 전체를 여행제한구역으로 선포할 이유는 없다. 우리나라 전역의 환경방사능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앱과 유사한 세이프캐스트(Safecast)에서 실시간 보도하는 도쿄의 공간방사선량은 서울과 대동소이하거나 더 적다.

후쿠시마 야구장에서 부분적으로 0.5μSv/h(시간당 마이크로시버트)라는 공간방사선량이 측정된 것으로 호들갑을 떨지만, 후쿠시마현의 공간방사선량은 서울보다 낮다. 또 수치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여객기의 공간방사선량이 그것의 10배가 된다는 점도 알면 도움이 될 것이다.

도쿄(東京)전력은 후쿠시마에 저장돼 있는 방사능 오염수 양과 방사능 농도를 정기적으로 공개한다.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수 저장과 처리에 관해 지난 7월 29일 배포한 제412차 보고서에 따르면, 오염수가 약 105만t인데, 여기에 있는 세슘137의 총량은 4.2×10의11승베크렐(㏃)로 2011년 사고 때 배출량의 0.003% 정도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배출된 방사능 오염수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으나 유의미한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지금까지 매년 40여 군데의 해양수를 추출해 측정하고 있으나 유의미한 세슘은 측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저장돼 있는 세슘 총량은 그때의 0.003%인데 이를 가지고 호들갑을 떠는 것이다. 저장된 삼중수소의 양도 1.0×10의15승㏃로 지구상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삼중수소 7.0×10의19승㏃의 0.014%에 불과하다.

또한, 일본이 이 저장수를 방류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다. 해양 방류 계획도 2015년에 수립된 5가지 방안 가운데 하나이고, 엄격한 안전기준으로 관리된다. 그린피스가 제기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관한 보도는 국제 뉴스에서는 검색도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뉴스에서만 나온다는 사실도 국민이 알아야 할 점이다.

일본 정부가 간단히 측정할 수 있는 방사선 수치를 놓고 국제사회를 속일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가 비과학적 주장으로 후쿠시마 방사능수 방류 문제를 외교 문제로 삼거나 반일(反日)의 도구로 삼는다면 우리만 국제적 외톨이가 될 수 있다.

표면상으로 경제 보복과 관련해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반일 정서에 편승해 사실상 국민을 향한 방사선 공포 마케팅을 하는 것처럼 비치는 만큼 자칫 나라 망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외교 문제로 삼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할 것이라면 그에 앞서 전문가들에게 물어보고 하는 게 정도(正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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