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골칫거리 된 아베의 '미국산 옥수수 구매 약속 '

조기원 입력 2019.09.06. 14:56 수정 2019.09.06. 15:06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산 옥수수 구매를 약속한 것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미국산 옥수수는 주로 일본에서 사료로 쓰이는데, 해충 피해를 본 일본산 옥수수와는 용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사료 업체가 미국산 옥수수를 앞당겨 수입하면 보관비용을 보조해주겠다는 방침까지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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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과 일본산 용도 달라
수입해도 추가 수요 없어
사료업체들 "보관비용만 늘어" 불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5일 오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장소인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사지 않은 옥수수를 일본이 대신 사기로 했다”고 자랑했다. 비아리츠/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산 옥수수 구매를 약속한 것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베 정부는 일본 옥수수 병충해 피해 때문에 구매한다고 했지만, 일본 현실과 맞지 않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25일 프랑스 비아르츠에서 열렸던 미-일 정상회담에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아베 총리는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남은 옥수수를 구매하는 데 동의했다. 중국이 자기들이 하기로 한 것(옥수수 구매)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베 총리가 그 옥수수를 전부 사기로 했다”고 자랑했다. 아베 정부는 “해충 (피해) 대책 관점에서 우리도 살 필요가 있다. 정부가 아니라 민간이 산다”고 말했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일본 사료업계가 미국산 옥수수 수입에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왜냐하면 미국산 옥수수는 주로 일본에서 사료로 쓰이는데, 해충 피해를 본 일본산 옥수수와는 용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료용 옥수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공급 등의 용도로 열매만을 쓴다. 일본은 탄수화물 공급용 옥수수를 연간 1100만t가량 수입하는데, 대부분 미국산이다. 나머지 한 종류 사료용 옥수수는 섬유질 공급용으로 완전히 익기 전 옥수수의 열매와 잎을 발효해 사용한다. 연간 450만t을 사용하는데 일본산 옥수수가 주로 쓰인다.

지난달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연간 미국산 옥수수 수입량 3개월 치에 해당하는 250만t을 살 예정이라고 전했다. 원래 수입할 예정인 옥수수를 미리 앞당겨 구매하는 식이 될 것으로 보이는 데, 당장 수요가 없는 물량을 업자가 앞당겨 구매하면 보관비용만 늘어날 뿐이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사료 업체가 미국산 옥수수를 앞당겨 수입하면 보관비용을 보조해주겠다는 방침까지 밝힌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가격 면에서 봐도 미국산 옥수수를 앞당겨 수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일본이 미국산과 함께 수입하는 브라질산 옥수수가 풍작인 데다가 헤알화 가치 하락으로 싸기 때문이다. 수입 가격으로 보면 브라질산이 미국산보다 1t당 10달러 정도 싸다. 사료 관련 대형 회사 관계자는 이 신문에 “당분간 필요한 양은 브라질산으로 구해놨다”며 “실수요가 없으면 사료 제조업체도 (미국산 옥수수) 조달에 나설 수 없다. 갈 곳도 없는 미국산 옥수수를 앞당겨 수입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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