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엇갈린 반응.."가족 관리도 못하면서 어떻게 법무부 관리할 수 있나" "조국 가족 청문회인지, 검찰 청문회인지..씁쓸했다"

김희진·심윤지 기자 2019. 9. 6. 21: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고려대 학생들, ‘조국 사퇴 촉구’ 3차 집회 고려대 학생들이 6일 교내에서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3차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를 인용해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죽었다고 했다. 김영민 기자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여러 게시판에선 청문회 질문과 답변을 실시간으로 정리하는 글이 올라왔다. 직장인들은 점심 때 청문회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들은 오전 10시에 시작된 청문회를 온라인 생중계로 시청하면서 댓글을 달았다. 이날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10위는 ‘여상규’, ‘금태섭’ 등 조 후보자에게 질의한 법사위 국회의원과 청문회 관련 키워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청문회 내용을 두고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최정우씨(31)는 “조 후보자가 여전히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개탄스럽다”며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난 이상 인정하고 사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직장인 도지윤씨(29)도 “법적으론 문제가 안돼도 국민들 눈높이에 안 맞는다”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조 후보자에 대한 실망이나 비판 강도가 높았다. 대학생들이 모인 게시판에서는 “조 후보자의 답변 내용은 뻔뻔한데 마치 억울한 피해자처럼 말한다”, “조 후보자가 그대로 임명될 것 같아서 무기력하다” 같은 글들이 올라왔다.

조 후보자 검증이 아니라 ‘가족 청문회’처럼 진행돼 청문회 취지를 벗어났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상수씨(42)는 “후보자의 자질, 정책을 묻기보다 딸을 비롯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청문회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자영업자 정해숙씨(59)는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을 봐야지 너무 광범위하게 가족들을 파헤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 같다”고 했다. 유튜브 스트리밍 실시간 댓글 창에도 “조국 청문회인데 조국 의혹은 없습니까” “오전 내내 동양대 봉사활동 표창장이 문제가 됩니까?” 같은 글이 이어졌다.

여러 누리꾼은 야당 의원들이 검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를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실시간 검색어엔 ‘김진태 포렌식 유출’이 등장했다. 여러 누리꾼이 검찰이 수사 자료를 야당 의원들에게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검찰만 알 수 있는 압수수색 내용을 청문회에서 야당이 들고 나올 수 있다니, 이야말로 공수처가 필요한 이유”, “검찰이 수사정보를 흘리고 있는 게 아닌가” “검찰이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시민들은 조 후보자 자질을 떠나, 청문회가 끝나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씨(27)는 “이 절차를 거쳐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대학생 손인호씨(28)는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위한 사명감과 조 후보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할 것 같다”고 했다. 시민들은 조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여러 의혹 관련 수사와 여파 때문에 검찰개혁과 장관직을 제대로 수행할지를 두고도 의문을 제기했다. 자영업자 김미연씨(47)는 “조 후보자가 거짓말을 해서 안쓰럽다”면서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청렴결백해야 할 사람이 가족 관리도 못하면서 어떻게 법무부를 관리할 수 있겠냐”고 했다.

김희진·심윤지 기자 hj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