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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PC 빼간 그날 아침.. 정경심, 사무실서 서류뭉치 가득 안고 나왔다

이세영 기자 입력 2019.09.09. 03:07 수정 2019.09.09. 10:58
[조국 의혹 확산] 본지, 동양대 방범카메라 영상 확인
처음엔 평상복, 두번째는 모자 쓰고 복장 바꾼 채 들어갔다 나와
새벽 시간대 영상은 곳곳 지워져.. PC 반출하는 장면도 삭제돼
鄭교수 "수업자료 정리.. 두번째는 학생자료 돌려놓으려 간 것"
압수수색 이틀前… 조국 아내, 동양대 서류 반출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아내인 정경심 교수가 검찰 압수수색 이틀 전인 지난 1일 벙거지 모자를 쓰고 백팩을 멘 채 자신의 연구실이 있는 경북 영주 동양대 건물을 나가고 있다. 이 장면은 건물 방범카메라에 찍혔다. 정 교수는 연구실을 수차례 드나들며 서류를 대량 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세영 기자
조국 법무 장관 후보자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검찰 압수 수색을 앞두고 자신의 대학 연구실에서 PC를 반출한 직후 연구실을 거듭 들락이며 서류를 외부에 대량 반출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정 교수는 이날 동양대에서 시댁이 있는 부산으로 곧장 향했다고 조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증언한 바 있다. 검찰은 정 교수의 PC 반출을 도운 한국투자증권 직원이 근무하는 영등포PB센터를 압수 수색했지만, 정 교수 시댁에 대해서는 압수 수색을 하지 않았다.

8일 본지 취재 결과 동양대가 보관 중인 '고운재관(館) 우측1문' 방범카메라의 9월 1일 0~10시 영상 파일은 이날 새벽 시간대 영상 곳곳이 지워진 상태였다. 조 후보자 부부가 이미 시인한 데스크톱 PC 반출 장면은 이 영상엔 남아 있지 않았다. 고운재관은 교양학부 교수들의 연구실이 있는 건물이다. 이 건물 1층 114호가 정 교수 연구실이다. 방범카메라는 이 건물 내부 복도에서 출입문 현관을 비추는 각도로 설치됐다.

본지가 확인한 영상에서 정 교수가 처음 등장하는 시각은 오전 8시 50분. 평소 착용하는 빨간 테 안경에 흰색 블라우스, 반바지, 검정 운동화 차림으로 건물 안쪽에서 나타났다. 건물로 들어오는 장면은 남아 있지 않았다. 건물 안쪽에서 걸어나온 정 교수는 두 개의 현관문을 활짝 열어둔 상태로 고정한 뒤 다시 건물 연구실 방향으로 들어갔다. 문을 고정시킨 이유가 1분 뒤 확인된다. 정 교수는 양손으로 책, 문서, 파일첩 등 각종 서류를 품에 가득 안은 채 힘들게 건물 밖으로 나갔다.

그로부터 10여분 뒤 정 교수가 다시 건물로 들어왔다. 복장이 아까와 달라져 있었다. 얼굴을 가리는 검은색 벙거지 모자를 쓰고, 등에 회색 백팩을 메고 있었다. 검은색 재킷도 한 겹 더 입고 있었지만 반바지와 운동화는 그대로였다. 정 교수는 2분 만에 다시 건물을 빠져나갔다. 이 두 장면에 앞서 같은 날 새벽 정 교수는 자신의 자산 관리를 담당하는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모씨를 시켜 자신의 연구실에 있던 데스크톱 PC를 반출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최소 세 차례 연구실을 드나들며 다량의 자료를 반출했다는 의미다.

검찰 등에 따르면 정 교수는 지난달 31일에서 이달 1일로 넘어가는 밤사이에 김씨와 경북 영주의 동양대에 도착했다. 조 후보자는 "김씨가 운전을 했다"고 청문회에서 말했다. 정 교수 요청을 받은 김씨가 연구실로 들어가 데스크톱 PC를 들고 나왔다고 한다. 이후 김씨는 정 교수 데스크톱 PC를 자기 차 트렁크에 실은 채 서울로 올라갔고, 정 교수는 '몸이 너무 안 좋은 상태'에서 부산으로 내려갔다고 조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진술했다. 부산은 정 교수 시댁이 있는 지역이다. 정 교수가 데스크톱 PC 외에 다른 증거물을 부산에 숨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류 반출에 대해 정 교수는 "개강 준비를 하면서 지난 학기 수업 자료를 정리하려다가(정리하려고 들고 나왔다가) 학생 개인 정보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연구실에 갖다 놓은 것"이라며 "해당 문서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서류 반출은 조 후보자 부부가 증거인멸에 대해 해명하면서도 지금까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부분이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제 처가 지금 여러 가지 언론 취재나 난감한 상태라서 본인도 자기 연구실에 있는 PC 내용을 봐서 점검을 해야 하지 않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정 교수도 5일 입장문에서 "학교 업무 및 피고발 사건 법률 대응을 위해 PC 사용이 필요했다"며 "압수 수색이 있던 당일 바로 해당 PC를 검찰에 임의 제출했다"고만 했다. 이때도 정 교수는 PC를 스스로 제출한 것처럼 주장했지만, 압수 수색에서 PC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검찰의 반환 요구를 받고서야 이를 제출한 것으로 추후 드러난 바 있다.

한편 동양대는 이날 정 교수에 대한 직위 해제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정 교수가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만큼 규정에 따라 징계 절차가 불가피해졌다. 이른 시일 안에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대 학교법인인 현암학원 정관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교직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교수직을 일단 내려놔야 한다는 의미다. 정 교수는 이번 학기 3학점짜리 교양과목 2개를 진행하기로 돼 있었다. 규정상 직위가 해제되면 연구실을 비워주고 급여는 기존의 80% 수준만 받게 된다. 3개월 후부턴 급여가 50%로 줄어든다. 이후 재판에서 유죄를 받으면 징계 절차가 시작되고, 무죄 판결을 받으면 즉시 교수직에 복귀하게 된다.

하지만 재판과 무관하게 학교 측이 곧바로 중징계할 가능성도 있다. 이 학교 진상조사단은 9일 정 교수의 총장 표창장 부정 발급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 결과를 최 총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동양대 관계자는 "진상조사단의 결론을 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서는 퇴직 등 중징계가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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