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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겨눈 4발 모두 오발탄..민주당 '피의사실공표 삐끗'

임장혁 입력 2019.09.09. 05:00 수정 2019.09.09. 10:22
민주당 피의사실 공표 쟁점화 논란
박지원 표창장은 검찰 것과 달라
노환중 문건도 기자가 촬영 정황
생기부는 검찰 외 교직원도 접속

“피의사실공표 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8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후를 이렇게 규정했다. 1995년 이후 23년 간 기소 사례가 1건도 없는 사문화된 법률(민주당 박주민 의원실 자료)인 '피의사실공표죄(형법 126조)'가 여권에 의해 부각되고 있다. 이석현(6선) 의원은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포렌식 유출로 검찰과 자유한국당의 뒷끈이 들통났다”며 “무소불위의 검찰의 수술이 절실함을 국민들이 직접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문그룹의 한 초선의원도 “(조 후보자) 임명 후에도 검찰의 피의사실공표에 대한 문제제기를 계속해 검찰 개혁의 동력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의 의도대로 피의사실공표가 지속적인 정치쟁점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해선 회의적 시선도 있다. 비문재인 그룹에 속하는 한 의원은 “피의사실공표와는 다른 정황이 속속 드러나 그것만으로 탄력이 붙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날 이 대표는 "공직후보자의 아내와 딸, 어머니를 증인으로 부르자는 것은 패륜적이다"고 말했다. [뉴스1]

①분노 : 노환중 문건
피의사실공표를 둘러싼 검찰과 여권의 갈등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격노'로 시작했다. 검찰이 조 후보자 주변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을 펼친 다음 날(지난달 28일)이었다. 이 대표는 “우리가 피의사실을 유포해서 인격살인을 하고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 때는 있지도 않은 논두렁 시계를 가지고 얼마나 모욕을 주고, 결국은 서거하게 만들지 않았느냐”며 “이렇게 피의사실을 유포하는 자는 반드시 색출하고, 그 기관의 책임자까지도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TV 조선이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집무실컴퓨터에서 “대통령 주치의 선정에 (자신이) 깊은 역할을 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나왔다고 보도한 것에 대한 감정 표현이었다. 검찰 측은 “수사팀이 압수수색 장소를 빠져나간 다음 부산대 직원이 문을 열어줘 기자가 촬영한 것”이라고 했고 TV 조선 측도 “압수수색이 종료된 뒤 부산의료원 측의 허가를 받아 해당 사무실에 들어가 켜져 있는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해당 문건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②전면전 : 생활기록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조국 후보자의 거짓과 선동' 대국민 고발 언론간담회에서 주광덕 의원이 조국 후보자 딸의 논문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여권과 검찰의 전면전으로 번진 것은 조 후보자 딸 조모 양의 한영외고 시절 생활기록부 때문이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3일 자신이 입수한 조 양의 생활기록부를 토대로 조양의 고교시절 영어 성적을 문제삼자 민주당은 “어린 아이에 대한 패륜”(이해찬 대표)이라며 출처로 검찰을 지목했다. 주 의원은 “공익제보자”라고 반박했지만 민주당은 생활기록부를 발급받은 게 본인과 검찰 뿐인데 야당에 흘릴 주체는 검찰밖에 없다는 논리를 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5일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검찰의 아주 오래된 적폐인 피의사실공표나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명예훼손이 이번에 재현되고 있다면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말하면서 갈등은 여권과 검찰의 전면전으로 번졌다. 그러나 청문회 당일인 6일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조 양의 생활기록부 접속 기록을 조사한 결과 기존에 확인된 2건 외에 한영외고 교직원이 조회한 1건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히면서 민주당의 추론은 무너졌다. 검찰도 “보관 중인 압수물 포렌식 자료가 유출된 사실이 없다”고 반응했다.
③자충수와 오발탄 : ‘작성자 조국’, 총장 표창장
피의사실 유출 논란 입장.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지난 6일 청문회에선 “조 후보자 딸이 2007년 장영표 단국대 교수에게 보낸 논문 초안 파일의 속성 정보에 문서 생성자와 마지막으로 저장한 사람이 ‘조국’으로 기록돼 있다”는 당일자 동아일보 보도가 ‘피의사실공표’ 공방의 도화선이 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에게 “논문 작성을 도와준 것 아니냐”고 따졌고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 집에 있던 컴퓨터에서 나온 자료인데 수사기관에서 나오지 않고는 절대 나올 수 없다”고 맞붙었다. 논란은 한국당 김진태 의원까지 “포렌식 자료”라고 언급하면서 커졌다. 그러나 이날까지 검찰은 자택 등 조 후보자의 거소(자택·서울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그런 파일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이 공개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컬러본 사진도 논란이 됐다. 박 의원이 “후보자는 공개하지 않았는데 검찰에 압수 수색 된 표창장이 저한테도 들어와 있다”며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압수수색을 통해 검찰이 확보한 것은 조 양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제출한 흑백본 뿐이었다. 검찰관계자는 "정치권이 검찰의 유출자로 지목했기 때문에 컬러본을 박 의원이 입수하게 된 경위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후 출처에 대해 “조 후보자도 검찰도 아니다”란 취지로 해명했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휴대폰으로 전송된 조국 딸의 동양대학교 표창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이날도 ‘피의사실공표’를 물고 늘어졌다. 전날 SBS가 “조 후보자 부인 정경심씨의 컴퓨터에서 동양대 총장의 직인 파일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보도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수사정보와 피의사실 유출에 대해 법무부에서 공문을 보내고, 여당 대표가 경고를 해도 ‘소 귀에 경 읽기’”라며 “검찰의 무소불위 수사권 남용이야말로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웅변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같은 공방을 지켜 본 한국당이 아닌 야당의 한 의원은 “피의사실공표를 앞세워 검찰과 전선을 그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무리한 진실게임으로 흐르는 모양새”라며 “피의사실공표는 바로잡아야할 검찰의 관행이지만 조 후보자 임명의 방어 논리나 검찰개혁의 명분으로는 빈약하다”고 말했다.

임장혁·성지원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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