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수 때문? 日선박 때문?..현대글로비스 선박 사고 이유는

김동규 기자 2019. 9. 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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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능성 있지만 현재는 구조가 우선
현대글로비스 차량 및 트럭운반선 골든레이호.(마린트래픽 화면 갈무리) © News1 조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룬스윅항 인근 해안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트럭 운반선(PCTC) 골든레이호의 전도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배 안에 갇힌 4명의 선원 구조가 우선인 만큼 원인 분석은 추후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심 얕은 지형에 평형수 영향 가능성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선박 전도의 확실한 원인은 인명구조가 진행된 후 미국 당국이 선박의 블랙박스를 꺼내 분석해 봐야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이유에서 현재 원인을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몇 가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사고가 난 해역은 수심이 10m가량으로 매우 얕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든레이호는 길이 200m, 높이 36m, 너비 35m다. 36m의 높이 중 최대 10.6m는 물 안에 잠긴 채로 운항이 가능한 배다. 만약 골든레이호가 최대로 10.6m가량 물에 잠긴 채로 운항을 했다면 10m인 해역 바닥에 부딪혀 움직임이 멈췄을 가능성이 있다.

골든레이호에는 4200여대의 차량이 적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RT(도요타 구형 코롤라)기준 7618대, AEU(현대차 액센트)기준으로 6933대의 자동차를 한번에 운반할 수 있는 규모다. 어떤 차량이 구체적으로 탑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차량 대수만 보면 과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러나 수심이 얕은 해역에서는 선박의 균형을 위해 담긴 평형수의 무게가 배의 안전운항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운항 지역에 따라 규범이 정해져 있는데, 깊이가 얕은 해역일 경우 평형수의 무게로 인해 배가 바닥에 근접한 채로 운항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이유에서 골든레이호가 평형수를 필요 이상으로 담고 있었다면 안전운항에 위협이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출항시에 평형수를 필요보다 적게 담고 있었다면 무거운 화물이 실린 상태에서 선박 복원력 회복에 악형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있다. 이 상황에서는 급격한 항로 변경시 배가 갑자기 기울어질 수 있다.

9일 17시(한국시간 기준) 에메랄드 에이스호 위치와 골든레이호 위치(우측 빨간 네모 안).(베슬파인더 갈무리)© 뉴스1

◇日선박 피하다가 사고?…도선사 실수 가능성도

8일 새벽시간 근처를 지나기 위한 배를 피하면서 배가 균형을 잃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현지 지역 언론인 브룬스윅(Brunswick news)에 따르면 한 목격자는 골든레이호가 항구에 나가면서 당시 들어오던 배와 지나친 후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목격자 그레고리 로버츠씨는 “당시 거대한 두 배가 서로 지나치고 있었는데 이후 골든레이호가 전도됐다”고 매체에 전했다. 출항을 하던 골든레이호 옆을 지나쳐 입항을 하던 배의 이름은 에메랄드 에이스(Emerald Ace)인 것으로 매체는 전했다. 이 배는 2012년 건조된 길이 199.99m, 너비 32m의 차량수송용 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은 일본 3대 해운사 중 하나인 미쓰이OSK다.

도선사의 실수도 전도 가능성의 하나로 지목된다. 업계 전문가는 “세계 어느 항구에 입항하거나 출항할 때에는 현지 항구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도선사가 탑승을 한다”며 “이런 이유에서 도선사가 실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도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말하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일단 선실 내 갇힌 선원들의 구조가 먼저”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4명의 한국인 선원이 선박 안 기관실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해안경비대(USCG)는 구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본격적인 구조는 9일 오전(현지시간) 날이 밝으면 더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룬스윅 뉴스에 따르면 선실로부터 구조 신호가 파악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해양경비대 저스틴 어윈은 매체에 “우리는 4명 모두로부터 신호를 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선체 밖에서 신호를 보냈을 때 안으로부터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외교부도 1차 신속대응팀을 현장에 파견하기로 9일 결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본부와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은 유관부처 및 선사 등과 긴밀히 협조하여 고립된 선원 구조, 가족지원, 사고원인 규명 등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한 영사조력을 지속 제공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 선박에는 한국인 6명, 미국인 도선사 1명, 필리핀인 13명 등 총 24명이 탑승했으며 이들 중 한국인 4명을 제외한 20명은 구조됐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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