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 명절 인사 현수막 '해도 해도 너무하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2019. 9. 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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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이 명절 인사 차 내거는 '현수막'이 도를 넘고 있다.

특히 올해 추석의 경우 내년 총선을 의식하듯 네거리 등 시민들이 자주 다니는 길목에는 현수막이 걸리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시민 정모(49)씨는 "길을 걷다 보면 교차로마다 국회의원·구청장·시의원·구의원, 심지어는 조합장들까지 인사랍시고 여기저기에 현수막을 붙여 놨다"며 "대문짝만한 자신의 사진과 함께 명절 잘 보내라는 문구가 과연 진심으로 명절을 잘 보내라는 의도인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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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각 자치구 곳곳에 내걸려..가로수에 묶기도
옥외 광고물 관리법상 '불법'.."눈치 보여 철거 어려워"
정치인들이 추석 명절 인사 불법현수막을 도심 곳곳에 내걸면서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보행자, 차량 운전자의 시야까지 방해해 대책이 절실하다.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정치인들이 명절 인사 차 내거는 ‘현수막’이 도를 넘고 있다.

특히 올해 추석의 경우 내년 총선을 의식하듯 네거리 등 시민들이 자주 다니는 길목에는 현수막이 걸리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지정 게시대 외에 현수막을 내걸면 정치인들도 예외 없이 엄연히 불법이지만 해당 자치구는 성격상 눈치만 보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또 명절 인사를 핑계로 도시미관을 헤치는가 하면 보행자나 운전자들의 시야를 자칫 방해할 수 있어 예외 없이 과태료 부과 등을 통해 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추석 연휴를 사흘 앞둔 9일 오후 1시 광주광역시 광산구 영광통4거리.

인근에 광주공항과 광주송정역이 있으며 전남에서 광주로 진입하는 대표적인 관문인 이곳은 유동인구와 차량 통행량이 많아 평소에도 불법현수막이 난무하는 곳으로 악명이 높다.

이날 이곳에서는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사진과 함께 “풍요롭고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라고 적힌 현수막 등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서구 쌍촌동 한 교차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엄연한 불법인데도 마치 합법이라는 듯 대낮부터 설치업자들은 자연스럽게 현수막을 걸고 있었다. 황당한 것은 묶을 데가 없었는지 애꿎은 가로수를 기둥 삼아 여러번 둘러 묶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광주 도심 전체적으로 유동인구가 많거나 차량 통행량이 많은 곳에는 어김없이 비슷한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민족 대명절에 지역을 방문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는 ‘미풍양속’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도가 지나칠 정도로 붙어 있다.

심지어 한 지역에서는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두 명의 현수막이 서로 경쟁이라도 하는 듯 교차로마다 붙어 있기도 했다.

정치인들이 추석 명절 인사 불버현수막을 도심 곳곳에 내걸면서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보행자, 차량 운전자의 시야까지 방해해 대책이 절실하다.

불법현수막은 일선 자치구에서 수시로 철거하지만 이런 정치인들의 명절 인사성 현수막은 곧바로 철거하지 않는다.

일반 광고성 현수막·식당 홍보 현수막 등은 내 걸자마자 철거하고 과태료까지 부과하지만 정치인들의 명절 인사 현수막은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 자치구 관계자는 “현수막을 내건 정치인들이 직접 항의를 한다든지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며 “심지어는 다른 자치구와 비교하며 한번 눈감아 달라는 식으로 종용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 자치구 차원이 아닌 광주시, 전국적으로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선거법으로 보면 불법이 아니지만 옥외 광고물 관리법으로는 불법현수막인 것은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내로남불이다” 또는 “정치인들이라고 하면 사회지도자들인데 먼저 솔선수범해 법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는 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주로 현수막이 내 걸리는 곳이 교차로인 탓에 운전자들의 시야 확보에도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일회성 광고만 해도 엄청난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는 가운데 준법을 솔선수범해야 하는 정치인들의 불법 행위가 근절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시민 정모(49)씨는 “길을 걷다 보면 교차로마다 국회의원·구청장·시의원·구의원, 심지어는 조합장들까지 인사랍시고 여기저기에 현수막을 붙여 놨다”며 “대문짝만한 자신의 사진과 함께 명절 잘 보내라는 문구가 과연 진심으로 명절을 잘 보내라는 의도인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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