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남북관계 가장 큰 장애물은 유엔군 사령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9일 현재 한반도 정세에 대해 "한·미 동맹을 살리려다 남북 관계가 망가진 상황"이라며 "남북 관계에 가장 큰 장애물은 유엔군 사령부"라고 했다. 문 특보는 이날 고려대에서 열린 한반도와 동북아 질서에 관한 강연에서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이 차질을 빚는 데 대해 "개성공단에 물자나 버스가 넘어가고 하는 모든 것이 유엔군 사령부에 사전 신고해서 가도록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만약 국민들이 이를 알면 유엔군 사령부 철수하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문 특보는 "북에서 우리를 믿지 않아 전혀 대화가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난해 만든 한·미 워킹그룹은 남북이 추진하는 일을 미국에 일러바치고 사실상 미국에 승인받는 거라 북한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과 보수 진영에선 현 상황을 한·미 동맹과 남북 관계가 망가진 외교 참사라고 하는데, 엄밀히 따지면 한·미 동맹 살리려다 남북 관계가 망가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의 기본은 한·미 관계가 아니라 남북 관계라고 생각하면 해법이 나온다"고 했다. 또 "지금 일반 국민의 대세는 미국에 붙어 중국의 부상(浮上)을 막자는 친미균형론"이라면서 "똑똑한 사람은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해야 한다는 현상유지론을 선호한다"고 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에 대한 생각을 묻는 중국 학생의 질문에 문 특보는 "일대일로 전략은 지정학(지리정치학이란 안보)적 전략이 아니라 지경학(지리경제학이란 경제)적 전략이기 때문에 미국이 한국에 압력은 가할 수 있으나 얼마든지 협력 가능하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입장"이라고 했다.
'우리는 왜 미국의 눈치를 보느냐'는 학생의 질문에는 "주미 한국 대사가 한국 정부의 뜻을 강력히 전달하는 것보다 미국 정부의 뜻을 한국에 전달해서 한국 정부의 의견을 바꾸게 하는 게 사회화돼 있다"며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걸리지 않는 금강산 관광을 왜 운용하지 않느냐고 청와대 앞에서, 미 대사관 앞에서 데모하는 시민의 행동만이 바꿀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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