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결국 '정면승부'..조국 "되돌릴 수 없는 檢개혁"
◆“조국 지명 철회도 고민했다”
◆“원칙과 일관성 지키는 게 중요”
지명 철회까지 고민했던 문 대통령의 마음을 굳힌 것은 결국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자신의 국정과제 실현을 중도에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조 장관 카드를 접을 경우 예상되는 후폭풍이 임명 강행카드 못지않게 만만치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된 것으로 관측된다. 여당 관계자는 “조 장관을 물러서게 할 경우 결국은 검찰에 백기 투항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이 경우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의 분열과 혼란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지층의 분열은 곧 집권 3년차로 접어든 문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으로 이끌 수 있는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장관을 포기할 경우 국정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야권의 치열한 공세도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이날 임명장 수여식에는 장관 및 장관급 위원장 배우자들이 불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배우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자가 참석하지 않은 과거 사례도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지만, 검찰에 기소된 조 장관의 아내 정 교수를 배려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통상 청와대에서 진행되는 고위공직자 임명장 수여식에는 배우자나 부모 등 가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한 배우자들에게 일일이 꽃다발을 건네주고 기념촬영도 해왔다.
이날 수여식 역시 전례없이 경직되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굳은 얼굴로, 기념촬영 때도 거의 웃지 않았다. 조 장관 역시 참석하는 내내 어두운 표정이었다.
◆曺 “되돌릴 수 없는 檢개혁” 강공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논란 끝에 취임하며 ‘검찰 개혁’을 진두지휘하게 됐지만 만만찮은 가시밭길이 놓여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장관은 차기 대권후보로도 거론됐지만 인사검증과정에서 본인과 가족이 상처를 많이 입어 향후 행보에 제약을 당할 소지가 다분하다. 조 장관은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 개혁”과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를 약속하며 강공을 예고했다.
조 장관은 9일 임명장 수여식 참석을 위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을 하지 않았다. 표정도 굳어 있었다. 하지만 취임사는 달랐다. 조 장관은 취임사에서 “제 허물과 책임, 짊어지고 가겠다. 젊은 세대들이 저를 딛고 오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먼저 밝혀둔다”며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것은, 오랫동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던 ‘법무·검찰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앞서 임명식 직후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임명이 된 취지를 늘 마음에 새기겠다”며 “학자로서, 민정수석으로서 고민해 왔던 사법개혁 과제들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조 장관은 앞으로 검찰 개혁을 위해 검찰의 수사관행과 인사체계 등을 전반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하지만 우려가 앞서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욕을 많이 먹는 조직이지만, 공무원이기 때문에 조 장관처럼 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조 장관의 개혁안을 보면 ‘형사소송법’과 ‘형법’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며 “비전문가가 전문가에게 ‘이래라저래라’하면 영이 서겠느냐”고 반문했다.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되면 장관으로서 거취를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마저 검찰에선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관 본인마저 수사 선상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치권에서 조 장관의 ‘뒤끝’을 두고 뒷말이 돈다. 조 장관은 8일 밤 11시30분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내일 어떤 결정이 내려지건, 부족하고 흠결이 많은 사람임을 알면서도 저를 성원 지지해 주셨던 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으며 살겠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감사 인사드립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조 장관을 비판한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문자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인사권자는 인사를 하고, 수사기관은 수사를 열심히 해서 범죄 혐의를 소명하면 될 일”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옳고 그름이 밝혀질 것”이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김달중·박현준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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