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림거리된 美초등생 '수제' 티셔츠 정식발매한 대학

김지혜 2019. 9. 1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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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초등학생이 지난 2일 학교에 처음 입고 온 '수제' 테네시주립대 티셔츠. [로라 스나이더 교사 페이스북=연합뉴스]
테네시주립대가 정식 발매하기로 한 티셔츠 시안. [테네시주립대 공식 기념품 매장 트위터=연합뉴스]
미국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대학 미식축구팀의 티셔츠를 입고 싶었던 초등생이 수제로 로고를 그려 만든 티셔츠가 정식 출시돼 화제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 외곽의 소도시인 알타몬트 스프링스의 한 초등학교 4학년생이다.

대학 미식축구 리그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대학팀의 티셔츠를 입는 날인 '칼리지 칼라스 데이'(college colors day·매년 9월 첫 번째 월요일)인 지난 2일 이 학생은 자신이 응원하는 테네시주립대학(UT) 티셔츠를 입고 학교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학생에게 갑작스럽게 테네시주립대 공식 티셔츠를 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학생은 티셔츠를 입을 수 있는 '조금 특별한' 방법을 생각해냈다. 종이에 대학 로고를 손으로 그린 뒤 테네시주립대 상징색인 주황 티셔츠에 붙인 것이다. 삐뚤빼뚤한 글씨였지만 학생은 티셔츠가 마음에 들었다.

담임 교사인 로라 스나이더는 "그날 학교에 온 이 학생이 정말 신이 나 있었다"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 라벨을 만들어 붙이기까지 한 학생에 대해 감동했다"고 페이스북에 전했다.

하지만 이 학생은 점심시간 이후 울면서 교실로 돌아왔다. 점심 때 옆 테이블에 앉았던 여학생들이 그의 티셔츠를 보고 놀려댄 것이다.

스나이더 교사는 "이 학생이 당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교사는 실의에 빠진 학생을 위해 진짜 테네시주립대 티셔츠를 사 주기로 했다. 나아가 학생에게 좀 더 특별한 걸 마련해 주고 싶었던 그는 이 대학에 지인이 있는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스나이더 교사가 올린 글은 페이스북에서 빠르게 퍼졌다. 테네시주립대 미식축구팀 팬들과 대학 당국도 학생의 사연을 접하게 됐다.

테네시주립대 랜디 보이드 임시 총장은 트위터에서 "플로리다의 어린 학생이 우리 대학에 보낸 사랑에 감명받았다"며 "자기 티셔츠를 스스로 디자인한 그의 상상력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고 칭찬했다.

테네시주립대 측은 학생에게 반 친구들과 나눠 가지라며 대학 기념품을 넉넉하게 담아 보냈다.

선물을 받은 스나이더 교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학생이 자랑스럽게 선물로 받은 저지를 입어 보고 모자도 써 봤다"며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소름이 돋거나 눈물을 흘렸다"며 감격했다.
테네시주립대가 지난 7일 학생에게 보낸 대학 기념품 선물. [로라 스나이더 교사 페이스북=연합뉴스]

감동의 물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테네시주립대 공식 기념품 매장은 지난 6일 학생이 직접 그린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정식 발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이 티셔츠 판매 수익금 일부를 집단 괴롭힘 방지 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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