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아들로 번진 특혜 의혹.. 서울대 교수 "부탁 있었다"
고교때 IEEE 의생체공학콘퍼런스 연구발표문 첫번째 저자 이름 올려
나경원 "방학중 실험실 사용 요청.. 아들이 직접 발표, 발표문도 썼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 김모(23)씨가 미국 고교 재학 시절 서울대 의대 윤형진 교수가 지도한 연구 포스터(발표문)에 첫 번째 저자로 이름이 오른 것에 대해 특혜 의혹이 10일 제기됐다. 윤 교수는 "평소 친분이 있던 나 원내대표 부탁으로 김씨를 지도하게 됐다"고 했다.
김씨는 미국 고교 재학 중이던 2015년 8월, 미국에서 열린 'IEEE EMBC(전기전자기술자협회 의생체공학콘퍼런스)'에 게시된 포스터에 첫 번째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광전용적맥파(PPG)와 심탄동도(BCG)를 활용한 심박출량 측정 가능성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한 장짜리 포스터다. 공동 저자는 김씨와 김모·구모 연구원으로, 김씨만 고교생이었다. 이에 여권은 "고교생이 서울대 연구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연구 포스터는 학회에서 연구 성과를 소개하기 위해 붙이는 연구 초록 성격으로, 통상 정식 논문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포스터의 저자와 학회지에 등재된 논문의 제1저자와는 차이가 있다는 해석이다.
이 포스터는 김씨가 2014년 7월 중순부터 8월 초 서울대 의대 윤형진 교수의 연구실에서 실험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는 게 나 원내대표 측 입장이다. 나 원내대표는 "아들이 미국에서 고교를 다니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여름방학 동안 실험할 곳이 없어서 실험실을 빌려 달라고 부탁드린 것"이라고 했다. 여당에선 "어머니 인맥을 이용한 특혜"라는 지적이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특혜라고 읽히는 부분이 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씨는 이 연구 결과를 갖고 이듬해인 2015년 3월 고교생 대상의 미국 뉴햄프셔 지역 과학경진대회에 나갔고 엔지니어링 부문 1등, 전체 2등의 성적을 받았다. 윤 교수는 "대회 결과가 고무적이어서 EMBC에 포스터 발표까지 신청하게 됐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아들은 과학경진대회에서 직접 발표를 해서 수상했고, 이를 토대로 직접 포스터를 작성했다"고 했다. 김씨는 포스터 발표 이듬해인 2016년 예일대 화학과에 진학했다.
김씨는 같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비(非)실험실 환경에서 심폐 건강의 측정에 대한 예비적 연구'에도 네 번째로 이름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는 "진행 중인 연구에 아들이 참여해 마지막 순서로 이름이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발표문 제출 당시 김씨의 소속이 미국 고교가 아닌 서울대학교 대학원으로 기재돼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단순 착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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