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볼턴 해임' 선물한 트럼프, '김정은 위한 것' 강조

김예진 입력 2019. 9. 12. 15:04 수정 2019. 9. 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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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강경파로 미국 외교안보정책에 큰 영향을 미쳐왔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해임 원인은 대북협상을 위한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그(볼턴)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매우 큰 잘못이었다. 좋은 언급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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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강경파로 미국 외교안보정책에 큰 영향을 미쳐왔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해임 원인은 대북협상을 위한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을 해임한 뒤에도 그를 탓하는(blame) 언급을 했다고 현지 언론이 잇달아 보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을 바라보는 이번에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그(볼턴)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매우 큰 잘못이었다. 좋은 언급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다피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며 “그것은 좋은 언급이 아니었다. 그것때문에 우리가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다”고 했다. 리비아의 지도자 카다피는 2003년 비핵화를 시작한 뒤, 2011년 반정부 시위로 권좌에서 물러났고 은신 도중 서방의 지원을 받아온 반정부군에 의해 사살됐다. 볼턴은 당시 선 핵포기-후 보상으로 짜여진 리비아 비핵화 모델을 제안, 추진한 당사자다. 북한이 비핵화 뜻을 처음 밝힌 이래 미국에서는 볼턴 발(發) 리비아모델 적용설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이때마다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다. 제3국에서 예정됐던 실무협상이 무산되면서 북·미 대화에 심심치않게 이상신호가 포착됐고, 결국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노딜’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이 그 얘기를 하자마자, 그 무슨 재앙이냐”라며 “리비아 모델로 카다피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 그리고 그(볼턴)는 북한과 협상하면서 그것(리비아모델)을 사용하고 있었다?”라고 반문했다. 이어 “나는 그 후에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말한 것에 대해 비난하지 않는다”며 “그(김 위원장)는 존 볼턴과 함께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했다. 그런 말(리비아 모델)을 하는 건 터프함의 문제가 아니라 현명하지 못함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대북 협상에서 가장 중시하고 있는 체제 안전 보장을 거듭 확약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이날 다른 질문이 나왔을 때에도 반복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작심 발언’이라는 데 주목하며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그(볼턴)를 해임한 뒤인데도 그를 꾸짖었다(blaming)”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의 경제성장 잠재력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 한국 사이에 있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국민을 갖고 있다”며 “나는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들(북한)이 거기에 이르길 원한다고 생각한다. 지켜보겠다”며 “내 말은 그들이 그렇게 할지도, 안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여러분들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북한이 엄청난 뭔가가 일어나는 것을 보길 원한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이것은 가장 믿을 수 없는 일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여러분이 긍정적인 측면에서 한 나라를 본다면 이것은 이제껏 가장 믿을 수 없는 실험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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