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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배후로 이란 지목..긴장 고조 불가피

김재중 기자 입력 2019.09.1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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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고 사우디 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에 대한 예멘 반군의 무인기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해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황세자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사우디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번 공격이 배후를 이란으로 지목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주장했다. 대이란 강경책을 주도해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경질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정책이 유연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이번 공격의 여파로 되레 강경론이 더욱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빈 살만 왕세자와 전화통화를 하고 사우디의 자위권에 대한 그의 지지를 표명했다”면서 “미국은 중요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국제 경제에 필수적인 인프라와 민간 영역에 대한 폭력적 행위는 갈등과 불신을 심화시킬 뿐”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국제 원유시장의 안정 보장에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트윗을 통해 이란을 공격 배후로 직접 지목했다. 그는 “이란은 로하니(대통령)와 자리프(외교장관)가 외교에 관여하는 척 하는 동안 사우디에 대한 거의 100건의 공격 배후에 있었다”면서 “모두가 긴장완화를 요구하는 가운데 이란은 세계의 에너지 공급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을 저질렀다. 이번 공격이 예멘에서 왔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미국은 에너지 시장에 대한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보장하고 이란이 공격에 책임을 지도록 보장하기 위해 우리의 파트너 및 동맹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회에서도 이란에 대한 비난과 함께 정부의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이란은 그들의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처럼 그들의 정권의 척추를 꺾을 수 있는 좀 더 현실적인 결과로 드러나지 않는 한 나쁜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이 도발을 지속하고 핵농축 수준을 높인다면 미국은 이란 정유 시설에 대한 공격을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톰 코튼 상원의원도 성명에서 “미국은 중동 전역에서 이란의 테러 작전과 맞서고 있는 우리 사우디의 동반자들과 함께 한다”면서 “이란 정권과 대리집단들은 공격의 결과물에 직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우디 내무부는 이날 동부 담맘 부근 아브카이크 탈황 석유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등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 2곳이 무인기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예멘 반군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을 통해 “사우디의 불법 침략에 대응해 그들의 석유 시설 2곳을 무인기 10대로 직접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공격을 자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 반군의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은 볼턴 전 보좌관의 경질로 미국의 대이란 정책이 유연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발생했다. 미국 NBC 방송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전 보좌관 경질을 발표하기 전날인 9일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의 측근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한 일환으로 일부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시사했고, 볼턴 전 보좌관은 이에 강력 반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 경질을 발표한 날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는 이달 하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미국을 방문하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회동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1일 복수의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정부가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정면으로 지목한 데 대해 이란은 부인하면서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좀처럼 협상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미국과 이란 관계는 다시 한번 긴장이 고조되는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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