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권 교체 뒤 최악의 추석 민심 지표..與 "민생 올인" 긴장

유태환 2019. 9. 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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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정국 기준, 대통령·당 지지율 최저
"'조국 블랙홀' 넘어서길 희망..민생이 전부"
지난해 "한국당 평가 끝났다" 주장과 온도 차
당 일각 "야당 탓만 하지말고 성과 내라 주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준 민심을 무겁게 받들고 이 자리에 임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국회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 말이다. 앞서 민주당이 지난 2017년과 지난해 추석 민심을 전하는 자리의 분위기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몸을 낮췄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3년간 추석 연휴 시작 직전 지지율이 올해 최저치를 기록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비판 여론이 심상치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정기국회·국정감사·본예산 심사 과정에서 50%를 훌쩍 넘는 대통령 지지율과 야권을 압도하는 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국정운영 드라이브를 걸어왔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생우선이 시작·끝” 민생 문제에 방점

민주당은 이날 “추석 민심은 무엇보다 민생우선이 시작이고 끝이고 전부였다. 민심은 절박했고 정쟁을 멈추고 민생에 올인(다걸기)하라고 명령하셨다”며 민생 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었다. 일본의 경제보복 등 대외 경제와 실물 체감 경기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집권 3년 차이자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는 반드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긴장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원내대표는 “이제 정쟁을 멈추고 수사는 검찰이, 검찰 개혁은 장관이, 정치와 민생은 국회가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자신의 할 일을 하라고 국민은 말씀하셨다”며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길 희망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야당을 향해서는 “비(非)쟁점법안 집중 심의기간을 따로 정해서 20대 국회 법안 처리 비율을 비상하게 제고하자”고 제안했다.

야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눈에 띄게 줄었다.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추석 연휴 때도 1인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민심이 있었다. 취임 직후 장관 불신임과 장외투쟁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기다리고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민심이 다수였다”고 한 정도가 가장 수위 높은 언급이었을 정도다.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 직후 “한국당이 여의도에서는 제1야당이지만 여의도 밖에서는 평가가 끝났다. 아예 한국당에 대한 말을 안 한다”고 힐난한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온도 차다. 지난해 추석은 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시도 단체장 중 역대 최다인 14개를 싹쓸이하면서 정국 운영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던 시점이었다.

정권교체 직후 처음 맞은 2017년 추석 이후에도 민주당은 한국당을 ‘적폐세력’으로 규정하면서 맹공을 퍼부었었다. 당시 당 지도부는 ‘추석민심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심의 핵심은 역시 ‘적폐를 제대로 청산해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경제 등 희망 주지 않으면 어렵다” 우려

추석 민심을 전하는 기류가 달라진 만큼이나 민주당이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의, 국정감사 등 본격적인 정기국회를 앞두고 맞이하는 여론 지형도 최악인 상태다.

앞서 추석 연휴와 국정감사 직전인 2017년 9월 4주차와 지난해 9월 3주차 정례여론조사(한국갤럽 기준)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각각 65%와 61%로 안정적 과반을 유지했다. 민주당 지지율도 각각 45%·47%로 13%·14%에 그친 한국당을 3배 이상 차이로 압도했다.

하지만 이번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1주차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43%에 그쳤다. 여당 지지율은 40%로 낙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한국당 지지율이 23%로 나타나 양당의 격차는 지난 정기국회 국면들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었다.

조국 장관 관련 논란이 계속되는 데 대한 부담감도 엿보인다. 민주당은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조 장관 임명은 권력기관 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는 조치”라고 전제하면서도 “조 장관 임명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하는 등 민감한 여론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여당 일각에서도 이제는 제대로 성과를 내지 않으면 향후 국정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과 당 지지율도 많이 떨어지고 상당히 쉽지 않은 국면”이라며 “심기일전해서 경제가 살아난다든가 하는 새로운 희망을 주지 않으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지자 사이에서 ‘그동안 뭐했느냐’며 야당 탓만 하지 말고 성과를 내야 하지 않느냐는 주문이 많았다”며 “일반 국민은 조 장관 임명 이후 민주당과 야당에 대한 실망감이 같이 있었다. 도대체 찍을 당이 없다고들 한다”고 했다.

한편 인용된 9월 1주차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9월 3일~5일에 걸쳐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 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5%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유태환 (pok203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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