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영아 살해 누명 벗었지만.."무너진 우리 인생은 이제 어쩌죠"

이진석 입력 2019.09.16. 14:39 수정 2019.09.16. 16:22

홀로 아들 서진이(2)를 키우고 있는 미혼부 김모씨(29)는 7개월 전 일어난 그날의 악몽에서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본지 8월 26일자 28면 참조> 김씨의 불행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혼자 젖먹이 딸을 키우던 미혼모 S씨(22)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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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5개월 영아 사망..친모, 범죄자로 김씨 지목 
용의선상 올라 3개월간 아들과 '생이별'
경찰수사 결과, 친모 학대 밝혀져
아이는 되찾았지만 부자 모두 후유증 앓아
김모씨와 서진이 부자

[파이낸셜뉴스]홀로 아들 서진이(2)를 키우고 있는 미혼부 김모씨(29)는 7개월 전 일어난 그날의 악몽에서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순간에 살인범으로 몰렸고, 세상의 전부인 아들과 생이별을 할 뻔했다. <본지 8월 26일자 28면 참조>
김씨의 불행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혼자 젖먹이 딸을 키우던 미혼모 S씨(22)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그는 말없이 가출한 아내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혼자 육아와 경제활동을 병행하다 지난해 12월 중순 한 미혼모 센터에서 S씨를 처음 만났다.

■아이의 사망..비극의 시작
에어컨 설치기사로 일했던 김씨는 주말에도 출근하다보니 아들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S씨가 생활비를 받는 조건으로 대신 아이를 돌봐주기로 했다.

소소한 행복이 있었던 일상은 지난 2월 2일 멈췄다. 김씨는 집으로 놀러온 S씨와 함께 여느 때처럼 아이들을 보살폈다. S씨는 딸이 울고 보채자 분유를 가지러 지근거리에 있던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비극은 S씨가 자리를 비운 5분의 짧은 시간에 일어났다.

“(S씨가 나간 뒤에도)애가 너무 터질 듯이 울어서 ‘더위 때문인가’ 생각에 외투를 벗겼더니 땀이 범벅이었다"면서 "잠시 뒤에는 아이의 양쪽 눈이 돌아갔고, 팔다리에 경련도 일으켰다”며 김씨는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바로 S씨에 전화해 이를 알렸고, 119에도 신고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아이는 진단 결과 두개골에 금이 간 사실이 확인됐고, 의료진은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와 S씨 모두 용의선상에 올랐다. 경찰 조사를 받던 사이 당시 생후 5개월이었던 S씨의 딸은 사경을 헤매다 3주가량 뒤 세상을 떠났다.

S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김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김씨는 무죄를 주장했지만 철창 안에 갇힌 채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아야만 했다.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던 중에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가 와서 ‘당신이 언제 구속될지 모르니 아이를 맡고 있겠다’면서 서진이를 데려갔다. 아이를 뺏긴 기간 동안에는 2주에 하루 한 시간밖에 면회가 허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사가 진행 중이었으나 사건이 알려지면서 김씨는 졸지에 범죄자로 소문이 났다. 평소 도움을 준 지인들은 물론, 주변사람을 모두 잃었다.

■무혐의에도 후유증은 여전
3개월 간 이어진 수사 끝에 경찰은 S씨가 주범이라고 판단했다. 디지털 포렌식 결과 S씨의 휴대폰에서 사건 전날 아이를 폭행한 증거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두개골에 간 금도 최소 2~3주전 발생했다는 의료자문결과도 나왔다.

혐의를 벗은 김씨는 3개월 만에 서진이를 되찾았다. 사건은 해결됐지만, 김씨 부자가 입은 상처의 골은 여전히 남아있다.

현재 분리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서진이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주기적인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건 서진이를 보살펴야 할 김씨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모두가 저를 잡아먹으려던 기억에 아직도 외출할 땐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며 "한 사람의 잘못으로 세 사람의 인생이 망가졌다. 이 피해를 누구에게도 보상받을 수 없는 사실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S씨는 상해·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22일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판결 직후 S씨와 검찰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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