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 투쟁 잇기?..황교안 '삭발의 정치학'

김정률 기자 입력 2019. 9. 16. 16:05 수정 2019. 9. 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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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삭발식을 감행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 촉구를 내걸고 삭발투쟁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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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 '삭발', 이학재 '단식' 이어 대표까지 감행
한달간 이어진 조국 투쟁동력 끌어올리기 행보인듯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 김숙향 동작갑 당협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삭발을 마치고 '조국 OUT'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9.1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삭발식을 감행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 촉구를 내걸고 삭발투쟁에 나선다. 한국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비공개 최고위회의에서 '삭발 투쟁' 방안을 제안했다.

한국당은 지난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이후 추석 당일인 13일을 제외하고 매일 장외 투쟁을 이어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같은 당 박인숙 의원은 삭발을, 이학재 의원은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등 정부·여당을 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조국 정국'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한국당의 투쟁 동력이 다소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당층 비율이 증가했지만 한국당 지지층이 늘지 않은 것도 이를 방증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올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당층이 늘어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정기국회에서 투쟁을 통해 무당층을 한국당이 흡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황 대표의 삭발식은 대여투쟁 동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여론의 주목을 다시 받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삭발 장소도 국회가 아닌 청와대 앞으로 정하면서 조 장관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까지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당 안팎에서 제기돼왔던 당 지도부 리더십 부재 논란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 임명 이후 한국당은 장외투쟁에 몰두할 뿐 다른 투쟁방안을 찾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황 대표가 먼저 삭발식을 꺼내 든 것 역시 이같은 당 안팎의 비판을 감안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국무총리' 출신의 '점잖다'는 이미지를 벗고 투쟁하는 제1야당 대표로서의 위상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가 이날 오전 회의에서 평소 정장 대신 점퍼 차림으로 등장해 '전투모드'를 보여준 것 역시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다른 야당 측에선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정의당과 대안정치연대는 황 대표 삭발을 겨냥, '정치 희화화'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황 대표는 머리털로 무슨 재주를 부리려는 건가"라며 "자신의 신체를 담보로 하는 투쟁은 가진 것 하나 없는 약자들이 최후에 택하는 방법이다. 그런 마당에 구성원들 모두 기득권인 한국당이 삭발 투쟁이랍시고 약자 코스프레를 하니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했다.

김정현 대안정치 대변인도 "제1야당 대표가 삭발투쟁을 한다는 것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정치를 희화화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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