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민형 안심대출' 문의 빗발..고정금리 제외 등 '역차별' 논란도

정옥주 입력 2019.09.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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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 영업점에 마련된 '서민형 안심전환 대출' 전담창구에 고객이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금리변동 위험이 있는 주택담보대출을 연 1%대 장기·고정금리 대촐로 갈아탈 수 있게 하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16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접수 후 10월부터 공급한다. 신청금액이 20조원을 초과할 경우 주택가격이 낮은 순으로 대상자를 선정한다. 2019.09.16.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정옥주 이준호 기자 = 최저 연 1%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16일 시작됐다. 관련 문의가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와 은행 등 접수처에 빗발치는 가운데, 이 제도에 대한 불만섞인 목소리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존 고정금리 대출 이용자들이 제외되면서 '역차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가장 크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준고정금리 주담대 이용자들의 금리변동 위험부담과 이자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마련된 상품이다. 기존 대출의 잔액 범위 안에서 최대 5억원까지 신청할 수 있고, 대출금리는 만기 등에 따라 1.85~2.2%다.

이 상품을 이용하려면 부부 합산 연소득이 8500만원 이하면서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 1주택 가구여야 한다. 신혼부부와 2자녀 이상은 합산소득 1억원까지 인정된다. 공급규모는 약 20조원 내외다. 신청금액이 20조원을 초과할 경우 주택가격이 낮은 순으로 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문제는 고정금리 이용자들이 신청 대상자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등의 기존 정책금융 상품을 이용한 서민들이 모두 신청을 할 수 없게 됐다. 정부의 정책금융 상품을 3%대라는 비교적 높은 금리에 이용하고 있는 서민들을 대상자에서 제외한 것은 '역차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난 8월 말 이후 안심전환대출과 관련해 총 4건의 청원이 올라와있다. '고정금리 대출자도 지원 대상에 포함해달라', '실거주 목적 주거용 오피스텔도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대상에 포함시켜달라'는 등의 내용으로, 현재까지 총 1만여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한 청원인은 "정부는 그동안 주택담보 대출의 변동금리 대출은 시장 금리의 급격한 변화가 있을 때 가계의 부담이 커져 우리 경제의 흐름을 자칫 크게 위험하게 할 수 있다는 논리로, 순수고정금리로 대출 받을 것을 계속하여 종용해 왔다"며 "그런데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줄거리는 정부의 고정금리로의 대출 권장 시책을 스스로 뒤집는 이율배반적인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시책에 따라 순순히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로 대출 받았던 취약 계층들은 금리 인하 시기인 현재도 변동금리를 택한 사람들에 비해 높은 금리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며 "모든 대출자들에게 똑같은 기회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뉴시스】연 1%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기간은 16일부터 29일까지 2주간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신청금액이 20조원을 초과할 경우 주택 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대상자를 선정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이와 함께 주택가격 기준이 5억원 미만인 디딤돌대출 이용자들은 정작 서민임에도 '고정금리'라는 이유로 이용할 수 없게 해놓고, 이 상품의 주택가격 기준을 9억원 미만으로 삼은 것도 불합리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금융위는 "이번 대환상품은 주택담보대출 구조개선을 위해 비고정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 전환을 지원하는 정책모기지 상품"이라며 "따라서 기존 정책모기지 등 완전고정금리 대출을 지원대상에 포함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기존 정책모기지 등 고정금리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차주도 현행 요건을 충족할 경우 현 시장금리 수준을 반영한 정책모기지 대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예컨데 3년 전 보금자리론은 금리가 3%였는데 이번달 기준으로 금리가 2%다. 이를 3%에서 현재 2% 고정금리로 대환이 가능하다.

금융위는 "보금자리론은 매월 금리를 고시한다"며 "상시플랫폼이기 때문에 언제든 갈아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존 2015년 출시된 '안심전환대출'과 달리 이번에는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변동금리를 쓰는 사람은 이자가 덜 나간다는 효과는 분명하다"며 "기존 고정대출자들이 이자를 더 내고 있어 역차별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정부에서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번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한계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서민 대상이지만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대출 한도인 5억원까지 받는 사람의 경우, 집값이 떨어졌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정금리 이용자들에 대한 추가 대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 "오늘 처음 접수를 받기 시작했으니 문제가 제기된 부분을 살필 여력이 있는지 봐야 할 것"이라며 "(고정금리 대출 이용자들의) 실망감은 알고 있으니 앞으로 정책 수립시 이러한 부분까지 섬세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금융위는 현재 제한된 재원 범위 내에서 순수고정금리 대출 이용자에 대한 이자비용 경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접수 첫날인 이날 주금공 공식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되는 등 신청자가 폭주하자 주금공이 진정에 나서기도 했다.

주금공은 "선착순이 아닌 주택가격 순으로만 선정하기에 신청 기간인 오는 29일까지 신청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며 "오후 12~ 3시 사이를 피해 신청하거나 혼잡하지 않는 다른 날에 신청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channa224@newsis.com, Juno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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