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팩트체크] '홍동백서', '어동육서' 차례상 규칙, 출처가 없다?

이원형 입력 2019.09.1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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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19년 9월 15일 (일)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이고은 뉴스톱 기자

"[팩트체크] '홍동백서', '어동육서' 차례상 규칙, 출처가 없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1) 지난 한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 해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이고은 팩트체커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고은 팩트체커>

안녕하세요?

2) 추석과 관련한 팩트체크 내용 준비하셨다고요?

<이고은>

네, 올 추석에도 차례상 차리느라 많은 분들이 애를 쓰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매해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명절 차례상에 허례허식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가 여전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차례상 차림에 대한 사실과 잘못된 상식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김양원>

3) 네, 추석 차례를 이미 지내셨겠지만, 한번 귀기울여 들어볼게요.

<이고은 팩트체커>

해마다 추석과 설 명절이 되면, 여러 기관에서 차례상 차림 비용을 조사해 발표하는데요.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도 전통시장 기준으로 22~23만원 정도, 대형유통업체 31~32만원 정도라는 기사가 많이 나왔습니다. 이 비용은 차례상에 올리는 품목들 수십 가지를 토대로 해서 집계되는데요. 품목들을 보면 조상들의 기일 제사상과 마찬가지로 많은 종류의 음식을 올린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교 본산인 성균관이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등에 따르면, 명절 차례는 기일 제사처럼 많은 음식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4) 차례상 비용도 만만치않고 들어가는 수고도 만만치않아서 한시름 늘어가는 주부님들 많으실텐데, 반가운 소식이네요?

<이고은 팩트체커>

차례는 명절 아침 조상께 올리는 제례인데, 글자 그대로 '차'를 올리는 예식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조선시대 예법의 뼈대가 된 중국의 '주자가례', 또 이를 바탕으로 조선시대에 편찬된 '가례집람', '사례편람' 등의 예서에는 차례 상차림에 대한 언급이 자세하게 이뤄져있지는 않은데요. 다만 '주자가례'에는 그때 나오는 제철 음식을 올린다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차례상의 근거로 삼는 율곡 이이의 <격몽요결>에는 "차례상은 계절에 맞는 음식 몇 가지를 형편껏 올리라"고 권하는 정도입니다. 결국 차례는 간소화된 제사라는 것이 오늘날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5) 과하지 않게 형편껏 올려라, 이런 내용이 들어있군요?

<이고은 팩트체커>

제사를 위해 집집마다 '전'을 부치는 모습을 많이 보는데요. 조선 후기 유학자 가운데에서는 기름으로 부친 전을 제사에 쓰지 말라고 기록한 경우도 있습니다. 또 며느리가 명절이나 제사에서 음식 장만을 하지만 정작 제사나 차례 예식에는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가례집람과 사례편람에서는 남녀가 함께 제례에 참여해서 술을 올리고 절을 하는 것이 전통 예법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6) 관련 기사를 예전에도 본 것 같습니다만, '홍동백서', '어동육서' 이런 용어들이 차례상 차리는 규칙으로 많이들 알고 계신데요. 이 역시 금과옥조같은 규칙은 아니라고요?

<이고은 팩트체커>

어동육서는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 홍동백서도 붉은색 음식은 동쪽 흰색 음식은 서쪽에 놓는다는 의미인데요. 제사상에 제물을 올리는 규칙으로 오랫동안 많은 가정에서 알려져 왔습니다. 초등생 참고서나 학습서에서도 이런 차례상 규칙이 소개되기도 하는데요. 사실은 이런 엄격해보이는 진설법이 사실 사료나 연구자료 등 어느 곳에서도 출처를 찾기 힘든, 근거가 없는 규율이라고 합니다.

7) 아까 주자가례를 언급하셨는데, 여기에서는 어떻게 나와있습니까?

<이고은 팩트체커>

아까 말씀드렸듯이, 홍동백서, 어동육서 등의 규칙은 없고요. 가례편람의 경우, 과일을 제일 하단에 놓는다고는 쓰여져 있지만 과일 색깔까지 규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차례상이 유교 문화와 관련한 것인데 정작 유교 관련 사료에는 용어나 규칙이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은 것이고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엄격한 진설법이 후대에 등장했을 뿐, 모두 잘못된 용어나 규칙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8) 그러면 이런 용어들은 어떻게 등장했을까요?

<이고은 팩트체커>

정확한 기원은 파악되지 않고요. 구전됐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정부 기록상으로는 1969년 문화공보부의 '민속종합조사보고서'라는 문서에 '홍동백서'가 등장하는데, 전남 지역 일부의 사례를 정부 기록에 남김으로써 근거 없는 문화를 확산시킨 게 아니냐는 추론이 나옵니다. 1970년부터 차례상 차림에 대한 유교 예법에 관련한 보도도 늘었고 1980년대 이후에는 '추석 상차림 안내'라는 언론 보도도 많이 나왔습니다. 결국 근거가 미흡한 구전에 의해 차례상의 규칙이 마치 '민족의 법도'인 것처럼 과장되어 잘못 전파된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9) 실체 없는 유교 예법에 얽매이기보다, 우리 선조들의 말씀처럼 조상에 감사한 마음으로 정성을 우선시하고, 현재의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명절의 가장 중요한 예가 아닐까 싶네요.

다음 소식은 추석 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추석 연휴에 일한 것은 유급 휴일일까? 이 내용 준비하셨다고요?

** 이어지는 자세한 내용은 FM 94.5 [열린라디오YTN] 방송을 통해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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