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폭 150여 명".."머리 노출하며 일해" 증언도

정진욱 입력 2019. 9. 18. 20:19 수정 2019. 9. 1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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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MBC는 얼마 전 서울반도체 공장에서 작업 중 방사능에 피폭된 직원이 정부 발표보다 20배가 많다는 소식을 단독으로 보도해드렸습니다.

오늘 이 회사 노조가 방사능 피폭에 대한 추가 폭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작업 속도를 높이라는 회사 간부의 지시에 하루 10시간씩 방사능이 나오는 줄도 모르고 작업하다 손톱이 빠졌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정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달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서울반도체에서 작업 중 피폭된 직원은 모두 7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반도체 노조는 안산공장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피폭 의심자가 150명이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발표보다 20배나 많은 피해자가 있다는 겁니다.

[박정훈/서울반도체 노조위원장] "퇴사자들까지 포함하면 최소한 150명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원안위 측에서 알고 있는 수는 90명이라고 저한테 얘기를 했습니다. "

이 공장에서는 방사선을 이용해 제품을 검사하는데 반드시 차폐문을 닫고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작업자들은 '인터락' 즉 안전장치를 해제하고 문을 열고 작업하다 피폭됐습니다.

직원들은 서울반도체 간부가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이런 지시를 내린거라고 증언했습니다.

[김남호/건강권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 "검사 물량을 늘리기 위하여 인터락을 해제한 상태로 일했다는 것입니다. 해제하고 작업하라는 지시까지 받은 것으로…"

가장 심각한 피폭 피해를 입은 용역회사 직원입니다.

하루에 10시간씩 방사능이 나오는줄도 모른 채 작업하다 손 끝이 변하고 손톱까지 빠졌습니다.

입사한 지 일주일만에 작업 중 손에 통증이 느껴진다고 호소했지만 그의 말은 무시됐습니다.

[이 모 씨/피폭 피해자] "다른 사람들은 작업을 (몇년)했는데 며칠하고 아프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손 뿐 아니라 작업이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머리를 집어넣는 직원들도 많았다고 말합니다.

"불량이 났을 때 칩에 불량 스티커 붙여야 하는데 스티커 붙이려면 몸이 들어가야 해서 얼굴도 들어가게 되고."

노조측은, 서울반도체측이 진상 조사보다는 이런 사실을 숨기고 입막음하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측이 피해 규모를 조사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하는 과정에서도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박정훈/서울반도체 노조위원장] "반강제적으로 설문지 내용 재작성을 요구하며 사측은 설문지 내용을 은폐 조작하였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과정도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원안위는 1, 2차 조사를 통해 피폭자가 6,7 명 수준이라고 말해 오다 이번주부터 뒤늦게 피폭자가 100명이 넘을 수 있다며 재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원안위 관계자] "퇴직자를 포함해 100여명에 대해 설문 조사와 면담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오늘 서울반도체와 용역업체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반도체는 "사고를 은폐하거나 축소하려는 계획은 없었다" 며 "관계기관과 진행중인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진욱입니다.

(영상취재 : 김효준 VJ, 영상편집 : 정지영)

정진욱 기자 (cool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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