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개XX들".. 연대 첫 조국 집회, 다수는 중장년층
[오마이뉴스 글:강연주, 사진:권우성]
▲ 조국 장관 사퇴 촉구 연세대 첫 집회 19일 오후, 서울 연세대 학생회관앞에서 재학생과 졸업생 등이 참석한 '제 1차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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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은 얼마나 왔어? 이런 개XX들이. 졸업생만 오잖아, 빠져가지고."
19일 오후, 연세대학교에서 '제1차 조국 퇴진 촛불집회'가 열렸지만 이날 집회 참가자 대다수는 중·장년층이었다(주최 측 추산 190여 명).
연대인만 참가할 수 있다는 사전 공지와 달리 이 중에는 연대생 확인을 받지 않은 이들도 다수 섞였다. 이들은 집회 초반, 재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하자 욕설을 던지기도 했다. 집회장 주변에는 다수의 보수 유튜버들이 자리했다.
집회는 오후 7시 30분에 연대 학생회관 앞에서 시작됐다. 이날 집회는 총학생회가 아닌, 연대 재·휴학생 및 졸업생으로 구성된 집행부가 추진했다. 집회 준비 과정에서 논란도 있었다. 일부 연대생들이 '아무도 당신에게 대표성을 부여하지 않았다'며 집회 개최에 대해 불만을 표한 것. 집행부는 총학생회에 집회 추진을 요청했으나 총학생회 측은 이를 거절했다.
"저희(집회)는 학교를 대표한 집회가 아니다. 재휴학생 졸업생이 연세인이라는 정체성 하에 같이 목소리를 내고 싶어서 모인 거다."
▲ 조국 장관 사퇴 촉구 연세대 첫 집회 19일 오후 서울 연세대 학생회관앞에서 재학생과 졸업생이 참석한 가운데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앞줄에 위치한 다수는 중장년층 참석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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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씨는 집회에 정치적 입장이 개입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집회 참가자들의 신원(연대 학생 여부)을 검사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집회에서 어떠한 정치적 논의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며, 집행부의 통제를 벗어난 연사자의 의견은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치적 개입 배제하겠다던 집행부, 그런데 현장은...
하지만 집행부의 요구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집회장에는 졸업증명서, 학번, 연대 포털 로그인 화면 중 어느 것으로도 연대 신원을 확인받지 않은 사람들도 다수 참여했다.
집회 시작 전,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 중, 신원 확인이 안 되는 사람은 어떻게 할 거냐'는 <오마이뉴스>의 물음에 주최 측 관계자는 "학과, 입학년도, 주민번호 앞자리 등을 기재하고 들어가게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를 대비해 '연세인' 구역(계단 가운데 쪽)과 '비연세인' 구역(계단 바깥 쪽)을 청테이프로 나눠놨다"며 "하지만 집회 도중 이 선을 무시하고 이동하더라도, 이를 제지 할 방도는 없다"고 말했다.
집행부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집회 과정에서 '비연세인' 구역은 재학생 이동 통로로만 사용됐을 뿐, 본래 취지대로는 사용되지 않았다.
이날 집회에서는 "조로남불 무법장관! 퇴진하라 사퇴하라!", "편법도 법이다!" 등의 구호가 나왔다.
"대한민국 최고의 유튜버 가로세로 연구소가 이곳에 왔습니다. 서울대, 고려대를 제치고 이곳에 온 겁니다. 그런데 신촌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맥주파티를 하고 있어요. 엄청 많아요. 그런데 사람들 다 어디 갔어요? 그래도 우리는 다 싸워야 합니다."
▲ 조국 장관 사퇴 촉구 연세대 첫 집회 19일 오후 서울 연세대 학생회관앞에서 재학생과 졸업생 등이 참석한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집회는 오후 7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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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가자들이 잇따라 정치적 발언을 이어갔지만, 주최 측은 어떤 제지도 하지 않았다. 다만 주최 측은 "재학생들 가운데 발언하실 분들 없냐"며 재학생들의 참여를 수차례 유도했다.
"재학생, 야 빨리 나와!"
주최 측 : "부담되시면 마스크 쓰고 나오셔도 됩니다."
"마스크를 왜 써 이 XX들아. 빨리 나와!"
재학생 발언자가 아무도 없자, 집회 앞줄에 앉은 중·장년층 참가자들은 학생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본인이 '재학생'이라 밝히고 발언한 한 학생은 집회 참가자가 아니라, 집회를 구경하던 중에 발언자로 나섰다.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재학생입니다.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재학생 중에 손 든 분이 없어서 제가 손들었습니다. 일단... 뭐에 대해서 얘기하면 좋을까요? 일단 제가 먼저 이 자리에서 하고 싶은 말은. 문재앙이나 그런 용어는 지양해줬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중략) 집회에 특정 정치에 대한 게 들어가면 저희 대학생들의 시위가 순수해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발언에 대해 맨 앞줄에 앉은 중·장년층은 어떤 호응도 하지 않았다.
이어 재학생은 "저는 진보를 이유로 민주당을 지지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조국 장관님 따님 논문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자리에서 더 드릴 말씀은 없고, 조국 장관님 말대로 수사 도중 문제가 발견될 경우 스스로 자리에서 나오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이 끝나자 앞줄 참가자들이 "어휴 장하다"라며 환호를 보냈다.
▲ 조국 장관 사퇴 촉구 연세대 첫 집회 19일 오후 서울 연세대 학생회관앞에서 재학생과 졸업생 등이 참석한 '제 1차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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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낭독문은 앞서 "우리는 연세대를 대표하지 않는다"던 집회 주최 측의 발언과 배치된다. 집행부는 지난 18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학교 차원이 아니라서) 공식 명칭도 대학교를 뺀, '연세 조국 법무부장관 퇴진 촉구 집회 집행부'라고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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