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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황제의 한식 맛보세요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

등록 2019.09.20 10: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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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황실 오찬 식단 메뉴판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 소장) (사진 제공: 문화재청)

대한제국 황실 오찬 식단 메뉴판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 소장) (사진 제공: 문화재청)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이 21일부터 11월24일까지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의 연차 기획전시인 '황제의 의衣·식食·주住' 중 두 번째 특별전이다. 지난해 10월 '의衣'를 주제로 한 '대한제국 황제 복식'을 소개한데 이어 올해는 '식(食)'을 주제로 대한제국 황실의 음식문화를 다룬다.

서양 식문화 도입으로 황제의 상차림 변화상과 대한제국이 지향한 근대의 모습이 음식을 통해 조명된다.

지금까지 대한제국 시기에 외국인이 참석하는 연회에는 서양식 코스요리가 제공됐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한식'이 제공됐다. 황제가 주최하고 참석한 경우 제공된 '한식'은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내세운 '구본신참'(옛것을 유지하며 새것을 받아들임)의 개혁 방향을 짐작케 한다.

고종이 대한제국을 방문한 국빈을 위해 준비했던 오찬의 메뉴판(食單)도 최초 공개된다.

앨리스 루즈밸트 자서전 '혼잡의 시간들'(1934) (사진제공: 문화재청)

앨리스 루즈밸트 자서전 '혼잡의 시간들'(1934) (사진제공: 문화재청)


 일본의 대한제국 병탄 저지를 위해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던 고종은 미국의 아시아 순방단을 초청했다. 1905년 9월20일 순방단 일원인 시어도어 루스벨트(1858~1919) 대통령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1884~1980) 일행과 오찬을 가졌다. 앨리스 루즈밸트의 자서전 '혼잡의 시간들'(1934)과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던 대한제국 황실 오찬 메뉴판 기록이 그 근거다.

 대한제국 국빈을 위한 오찬 메뉴판(食單)에 표기된 음식을 모두 재현해낸 것은 처음이다.
이 식단은 대한제국의 연회 음식이 서양식이었다는 견해를 뒤집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자료다. 식단 뒷면엔 황제가 여성과 공식적으로 처음 식사한 자리였다고 써있다.
 
오찬 음식은 1902년 임인진연이나 고종과 순종의 탄일상에 올렸던 음식 중에서 선택했다. 17가지 요리와 3가지 장류(총 20가지)로 구성됐다.
 
고종 어사진 (오찬 당시 하사품) (사진 제공: 문화재청)

고종 어사진 (오찬 당시 하사품) (사진 제공: 문화재청)


 특별전에는 고종의 탄일상에 올린 음식을 기록한 발기(發記), 손탁의 서명이 있는 동의서, 황실 연회 초청장, 고종이 앨리스 루스벨트에게 하사한 고종과 순종의 어사진, 이화문 그릇도 최초로 공개된다.

전통 연회에서 황제에게 진상한 음식과 황제가 외국 국빈에게 대접한 연회 음식을 유물, 사진, 문헌기록을 참고해 고증을 거쳐 재현하고, 전 과정을 촬영한 영상물을 상영한다. 영상 제작에는 (사)궁중음식연구원(전통 연회 상차림 재현)과 신세계조선호텔(국빈 연회 음식 재현)이 참여했다.

순종 어사진(오찬 당시 하사품) (사진 제공: 문화재청)

순종 어사진(오찬 당시 하사품)  (사진 제공: 문화재청)


 신세계조선호텔은 2년 전에도 대한제국 황실이 외국 공사들에게 베푼 서양식 만찬을 재현한 바 있다. 이번에는 한식 연회 오찬을 재현해냈다.
 
 개막식은 20일 오후 2시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중앙홀, 일반 관람은 21일부터다. 월요일 휴관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특별전이 열리는 전시실은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기존 석조전 관람은 종전처럼 예약제로 운영한다.

대한제국 국빈 연회 음식을 만들어 보는 요리 수업도 받을 수 있다. 요리 수업은 28일부터 11월9일까지 열린다. 참가비는 3만원. 

대한제국기 식문화에 대한 특별 강연은 10월4일과 11일 2차례에 걸쳐 석조전 중앙홀 열린다.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 원장과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강사로 참가한다.

참가 신청은 덕수궁 웹사이트deoksugung.go.kr)에서 20일 오전 9시부터 가능하다. 단, 10월 29일 요리 수업은 특별초청으로 진행돼 일반 신청은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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