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검사 "검찰개혁 부르짖는 조국, 유승준 같다"

이철호 2019. 9. 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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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뉴스1

현직 검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병역의무를 회피한 가수 유승준 씨에 빗대어 비판했습니다.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사법연수원 17기)는 오늘(20일) 오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조 장관은 검찰개혁의 적임자는 아니다”면서 “지금 신임 장관이 검찰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마치 유승준이 국민 상대로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모습 같다”고 했습니다.

검찰 수사망에 들어 있는 조 장관을 유 씨에 빗댄 건데 임 검사는 조 장관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입니다.

임 검사는 오늘 조 장관이 의정부지방검찰청에서 가진 ‘검사와의 대화’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2003년 3월 9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검사 10명의 생방송 TV 토론을 언급하며 “생방송으로 이뤄졌던 그 토론회 경기장만큼은 공정했다”면서도 “하지만 오늘 열리는 일선청 검사 면담이 과연 '검사와의 대화'란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있냐. 일시, 장소, 참석자, 내용이 모두 공개되지 않고 사전 각본도 있는데 도대체 그런 걸 뭐하러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조 장관이 강조한 형사부 기능강화, 직접수사 축소 등을 언급하며 “사실 검찰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선 반드시 추구해야 할 목표”라면서도 “그 변화가 왜 쉽지 않은지 검찰인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신임 장관이 한마디 한다고 떡하니 달성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신임 장관이 주장하는 정책은 항상 나중에 무언가 독소조항 같은 부록이 따라붙었다는 기억이 있다”면서 “공보준칙 전례에서 보듯, 장관의 정책들은 자신을 겨냥한 칼날을 무디게 만드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란 일반적 의심까지 더해보면 오늘의 저 퍼포먼스가 무엇을 추구하고자 하는지 심히 의구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임 검사는 지난 4일에도 검찰 내부 통신망에 당시 후보자였던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한편 의정부지검에서 검사와의 대화를 마친 조 장관은 자신의 가족 수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살짝 나왔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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