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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투자 논란, 자금모집 차질..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난기류

장용석 기자 입력 2019. 09. 20. 15:34 수정 2019. 09. 2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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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최대 정보기술(IT) 투자기업 소프트뱅크가 운용하는 '비전펀드'의 투자·운용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비전펀드'의 대규모 투자가 결과적으로 비상장 기업들의 가치를 부풀리면서 이런저런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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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0배 주고 산 ARM 부진, 위워크는 상장연기
FT·닛케이 "투자 거품 논란..IT버블과 비슷"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오후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이 열린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9.7.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세계최대 정보기술(IT) 투자펀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투자·운용방식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며 지난 7월 소프트뱅크가 발표한 1080억달러 규모 2차 펀드 조성이 난항을 겪고 있다.

'비전펀드'는 미래 트렌드를 주도할 신성장기업이 승자기업이 될때까지 집중투자하는 펀드다. 공유경제,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배달 및 예약 플랫폼 등이 좋아하는 투자분야다. 2017년 1차로 970억달러가 조성됐고, 올 7월 1080억달러 규모의 2차 펀드 조성계획이 발표됐다. 소프트뱅크 자금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아랍에미레이트 국부펀드, 애플 등 글로벌 자금이 들어와 있다. 비전펀드는 한국의 오픈마켓 쿠팡에도 20억달러를 투자했다.

미래를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을 지나치게 높이 평가한 나머지 너무 비싼 값에 거품 투자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게 우려의 골자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영국의 반도체 설계전문회사 ARM 홀딩스를 320억달러(약 38조원)에 인수했다. 당시 이 회사 매출 16억달러(약 1조9000억원)의 20배였다. ARM은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칩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곳이다. 안드로이폰이든 애플폰이든 프로세서 칩 기술사용료를 받는 로열티 수입과 사물인터넷(IoT)관련 소프트웨어 판매가 주 수입원이다. 소프트뱅크는 ARM 인수후 지분 25%를 비전펀드에 넘겼다.

그러나 인수 이후 회사는 성장성을 그다지 보여준 것이 없다. 2018년4월~2019년3월중 매출은 18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올 7월8일자에서 "ARM 소프트웨어 매출이 1억9100만 달러에 그쳐 2025년 목표인 20억 달러와는 거리가 먼 현실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손 회장은 IoT 시장이 오는 2025년까지 11조 달러 규모로 커지고 ARM 기술이 그 대부분을 지원할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업계 전문가와 애널리스트들은 IOT시장이 기대했던 만큼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비전펀드의 오판을 시사하는 투자는 또 있다. 비전펀드는 2017년5월 고성능 그래픽 카드업체 엔비디아 지분 5%를 40억달러 규모에 샀다가 올 1월말 비슷한 규모에 별 재미를 못본채 팔았다.당시 암호화폐 채굴 열풍이 부는 가운데 사물인터넷이 번성하며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를 자극했다. 그러나 주식을 산뒤 2년도 못돼 엔비디아의 실적이 악화되고 암호화폐 열풍이 가라앉자 급하게 처분하고 말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지난 17일(현지시간)자에 따르면 비전펀드의 투자를 받은 뒤 상장한 6개사 가운데 현재 기업공개(IPO) 때보다 주가가 오른 곳은 의료기기 회사 '가던트 헬스'와 바이오기업 '10x 지노믹스' 등 2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4곳 중에서 사무용 메신저 '슬랙'은 IPO 때와 비교해 36%, 승차공유 '우버'는 25%나 주가가 떨어진 채 거래되고 있다.

이와 관련 FT는 "지난 5월 공개된 보고서를 보면 비전펀드는 설립후 연간 29%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돼 있지만, 비전펀드가 투자한 회사들 가운데 상장사가 극히 적어 기업가치가 적정하게 평가받고 있는지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가 지분 29%를 보유한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의 기업공개(IPO)가 오는 23일에서 연말로 미뤄진 것도 이 같은 기업가치의 적정성 논란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비전펀드가 올 초 위워크에 20억달러를 투자했을 당시엔 이 회사의 기업가치가 470억달러로 책정됐었다. 하지만 최근 업계에선 150억달러 안팎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세계 29개국 111개 도시에 진출해 있는 위워크는 지난해 매출 18억달러, 손실 19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FT는 "970억달러 규모의 비전펀드가 2017년 출범한 이래로 우버·슬랙·바이트댄스 등 80개 기업에 투자했다"며 "기술 가치가 오르는 한 비전펀드는 최대 수혜자가 되겠지만 그 추세가 역전되면 소프트뱅크와 비전펀드가 가장 큰 패배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4일자 '소프트뱅크그룹의 자력(磁力)과 사각(死角)'이란 제목으로 유사한 내용의 기획 기사를 내보냈다. "비전펀드가 전 세계 벤처캐피탈 운용 자산(총 8030억달러)의 약 30%에 이르는 자금을 운용하면서 그동안엔 상장기업이 아니면 투자받을 수 없었던 큰돈을 비상장 기업에 공급해 기업 성장을 촉진시키고 수익도 챙기고 있지만, 규모가 큰 만큼 사각지대도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기술혁신과 금융완화가 겹쳐져 있다는 점에서 지금이 2000년대 IT버블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상장주가 아닌 비상장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비전펀드가 투자한 73개사 중 35개사의 기업가치가 투자 이전보다 평균 2.9배 올랐다고 한다. 그러나 닛케이에 따르면 "실제 투자자들에게 현금으로 돌아온 수익은 30% 정도이고 나머지는 서류상 가치만 오른 것"일 뿐이다.

위워크의 기업공개 연기는 투자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줬다. 1호 비전펀드에 450억달러를 댄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1호 펀드 수익금을 재투자하고, 1호 펀드에 150억달러를 투자한 아부다비 국영투자공사도 투자액을 100억달러 밑으로 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이에 소프트뱅크는 손 회장을 포함해 직원들에게 자금을 연 5% 이자로 공여해 2호 펀드 투자를 보충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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