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가면"..한복·맥주축제로 재도약 꿈꾸는 '광장·신중부시장'

조현기 기자 2019. 9. 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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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둘째주, K의류(한복)을 통해 부활 꿈꾸는 광장시장
신중부시장..매주 수요일 '맥주 축제' 상설화, 세계적인 축제될 것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광장시장 1층은 K푸드, 2층은 'K의류'(한복)를 통해 부활하겠습니다" (맹영권 광장시장 한복협동조합장)

"신중부시장은 서울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맥주 축제'를 만들겠습니다" (김정안 신중부시장 상인회장)

20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과 서울 중구 신중부시장을 찾았을 때 들은 말이다. 골목상권 깊숙히 들어온 대형마트와 온라인 중심의 쇼핑 문화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전통시장들이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장을 찾았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서울 광장시장에서 열린 '가치삽시다!' 문화확산을 위한 전통시장 이용 촉진 캠페인에 참석, 상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19.9.20/뉴스1

◇ 광장시장…K의류 '한복'을 통해 부활을 꿈꾼다

광장시장은 최근 언론과 유튜브 등에 지속해서 노출되며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날 오전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저곳에서 영어·불어·중국어 등 각양각색의 외국어들이 들려왔다. 기념품점 앞에 한 외국인은 상인에게 한국어로 "깎아주세요"라고 외치며 흥정을 하는 등 활력있는 전통시장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계단을 올라 2층으로 향하면 느낌이 전혀 달랐다. 적막함만 감도는 광장시장 2층은 점포의 절반이 비어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한복 업체들이 모였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였다.

맹영권 광장시장 한복협동조합장은 "과거 전성기 때 광장시장 2층에 한복상가 400여개가 입점하는 등 대한민국 한복 시장의 중심지였다"며 "하지만 현재 50퍼센트(%)가 빈 점포"라고 한숨을 지었다.

이어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살아나는 1층의 열기를 K의류를 통해 2층으로 올리겠다"며 "오는 10월 둘째 주부터 이곳이 활력 넘치는 곳으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광장시장 한복협동조합과 호텔신라는 지난 3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한복을 주제(테마)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협동조합은 광장시장을 방문한 내·외국인들이 이곳에서 한복을 빌려 입고 광장시장을 비롯한 구제시장, 양장시장, 청계천 등 서울 도심 주요 곳곳을 누빌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중이다.

또 협동조합은 시장에서 오랫동안 한복과 우리 전통 의상을 제작한 명장들의 재능 기부를 받아 내·외국인들이 우리의 비녀·복주머니들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체험형 공방 등 우리 의상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협동조합은 2층에 청년 창업 공간을 만들어 한복의 명맥을 있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맹 조합장은 "젊은 세대들이 이 공간에 들어와 우리 한복의 명맥을 잇고, 창의적인 생각으로 다시 한복 시장이 살아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장시장 한복협동조합은 전통시장 가을 축제 기간(9월 20일~10월 20일) 중인 10월 둘째주쯤 정식으로 공간을 열 예정이다.

지난 18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우리여행 고고(GOGO) 페스티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9.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신중부시장…"매주 수요일, 건어물과 함께 시원한 맥주 마시러 오세요"

청계천을 마주 보고 광장시장 건너편에 위치한 신중부시장은 '맥주 축제'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날 신중부시장의 한복판에는 길게 놓였다. 지역주민·내외국인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한 잔에 1000원인 생맥주 한 잔과 신선한 건어물을 값싸게 구매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신중부시장은 우리나라에서 신선한 건어물을 구비하고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시원한 생맥주와 궁합을 맞춘 '건어물맥주축제'를 준비했다. 신중부시장은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서 모인 건어물을 전문적으로 파는 서울 최대 건어물 시장이다.

신중부시장은 앞으로 '건어물맥주축제'를 단순한 축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주 수요일마다 상설화해 서울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맥주 축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정안 신중부시장 상인회장은 "신중부시장은 대한민국 전통시장 중 가장 현대화를 모범적으로 한 시장으로 전국의 전통시장의 롤모델로 꼽히고 있다"며 "현대화된 시설과 깔끔히 정비된 시설을 바탕으로 이제 글로벌화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이어 "매주 수요일 우리 시장을 찾는 내·외국인에게 맥주 한 잔을 무료로 제공하고, 방문객들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신선한 건어물을 값싼 가격에 안주를 구매해 즐거운 시간을 지낼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전통시장의 도전과 변화에 대해 관련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서울 신중부시장을 방문해 건어물을 시식해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19.9.20/뉴스1

◇ 중기부·소진공…"소상공인들의 도전과 변화 적극 지원·응원"

중기부와 소진공은 이날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한 달 동안 열리는 '전통시장 가을축제'를 맞이해 '가치삽시다!'라는 슬로건으로 전통시장 이용 촉진 캠페인을 개최하고 있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박영선 중기부 장관, 조봉환 소진공 이사장 등은 광장시장과 신중부시장을 찾아 전통시장 상인들을 응원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가치삽시다! 캠페인이 전 국민 문화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소상공인 제품을 애용해달라"며 "우리나라 소상공인들이 온라인·디지털화를 통해 우리나라를 다녀간 외국인들이 외국에서도 해외 직구 형식으로 전통시장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게끔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박 장관이 방문해 대화를 나눴던 광장시장의 고려홍삼 이병환 사장은 "박 장관이 최근 소상공인 유튜브와 1인 미디어를 지원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변화하는 시장에 도전해 소득을 늘리기위해 1인 미디어에도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봉환 소진공 이사장은 "앞으로도 공단은 전국 1450개 개별 전통시장의 특색을 발굴하고, 알려나가는데 집중하겠다"며 "이와 관련하여 다음달 20일까지 열리는 전통시장 가을축제에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지난 10일 '소상공인 자생력 강화 대책'을 통해 소상공인의 온라인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내년도에 전담셀러 2000명을 매칭하고, 상품성 개선(400개사) 및 교육·컨설팅(연 5000명)을 지원한다. 1인 크리에이터 등 소상공인 제품 홍보인력 500명을 교육하고, 스튜디오와 교육장 시설이 있는 종합지원시설도 구축할 예정이다.

또 전통시장, 지역축제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1인 크리에이터 오픈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홍보와 특판전을 진행한다. 2800개사를 선정해 V-커머스, TV홈쇼핑, T-커머스, 온라인쇼핑몰 입점비용 및 콘텐츠 제작 지원하고, 연 1만개사의 O2O플랫폼 검색광고도 지원한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신중부시장의 1인 미디어 오픈 스튜디오에서 직접 방송에 등장하고, 혁신 중소기업의 '브랜드 K' 제품을 경품으로 지급하는 경품행사에 참여하는 등 전통시장 활성화와 소상공인들을 격려하고 지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유튜버 소프(오른쪽)이 20일 오전 서울 광장시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9.20/뉴스1 조현기 기자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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