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동물용 구충제로 말기암 치료' 검증 안 돼..부작용 주의해야"

최근 동물용 구충제를 먹고 말기 암을 치료했다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인터넷 등에서 유통되는 것과 관련해 대한약사회가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대한약사회는 오늘(20일) 전국 회원 약국에 공문을 보내 '펜벤다졸' 성분의 동물용 의약품 판매와 관련한 주의를 당부했다고 밝혔습니다.

펜벤다졸 성분 동물용 의약품은 개나 고양이의 회충, 십이지장충, 편충 등 내부 기생충 감염의 예방과 치료제로 쓰이는 약품입니다. 소나 말, 염소 등 산업동물용 구충제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약사회는 펜벤다졸의 항암 활성에 대한 일부 연구와 복용사례가 알려졌지만, 이러한 이유로 펜벤다졸을 암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항암 효과에 관한 연구는 실험실 연구와 쥐 등 동물 실험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고, 말기 암 환자와 관련된 사례 역시 펜벤다졸만 복용했던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사람에 대해 검증된 약물이 아니며 범혈구감소증과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보인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고 약사회는 지적했습니다.

김성진 대한약사회 동물약품위원장은 "사람에 대한 효능과 효과를 입증하려면 3상 임상시험을 거쳐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돼야 한다"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가 암을 치료할 목적으로 해당 약을 구매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홍진아 기자 (gina@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