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정경심, 한투 직원에 "익성도 알아봐 달라" 말했다

정용환 2019. 9. 2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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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충북 음성의 익성 압수수색 나서
조국 법무부장관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0일 오전 충북 음성군의 자동차부품업체 익성 본사와 연구소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은 익성 본사 모습 [뉴스1]
조국(54) 법무부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2017년 7월 사모펀드 투자를 전후로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 김모씨에게 "익성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정황이 포착됐다. 조 장관 가족 펀드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투자를 받은 익성은 코링크PE를 둘러싼 자금 흐름을 밝힐 핵심 대상으로 지목받는 업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정 교수의 자산관리를 도맡았던 한투증권 김씨로부터 "정 교수가 사모펀드에 투자할 때쯤 더블유에프엠(WFM)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하면서 '익성도 함께 알아봐 달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익성은 코링크PE가 처음 설정한 사모펀드 '레드코어밸류업1호(이하 레드펀드)'가 2017년 1월 투자한 회사다. 정 교수가 김씨에게 익성과 함께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WFM 역시 코링크PE가 설정한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배터리펀드)' 의 투자를 받았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예방한 뒤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 진술은 "저는 코링크라는 이름 자체를 이번에 알게 되었고요. 사모펀드란 것이 잘 뭔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동시에 제 처도 전문 투자자가 아닙니다"라고 밝힌 조 장관의 지난 2일 기자간담회 발언과는 배치된다. 정 교수와 조 장관의 두 자녀가 '블루코어밸류업1호(블루펀드)'에 10억5000만원을 출자한 시점을 전후해 같은 운용사의 다른 펀드 투자처까지 알고 있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2017년 코링크PE의 설립에 관여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지난 2016년 9월 작성된 코링크PE의 내부 문건인 '신주 청약서'엔 정 교수가 5억원을 직접 투자한다는 내용에 자필로 서명한 뒤 인감도장까지 찍은 것이 나타났다.

정 교수가 한투증권 직원 김씨에게 "알아봐 달라"고 한 익성은 코링크PE의 투자에 연관돼 있다.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블루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은 가로등 점멸기업체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가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구속)씨와 대화한 녹취록에 따르면 웰스씨앤티는 블루펀드 투자금 23억5000만원 가운데 7억3000만원을 익성 측에 건넸다고 한다. 나머지 금액 중 13억원 또한 2017년 6월 설립된 익성 자회사 아이에프엠(IFM)에 투자 명목으로 납입됐다.

수상한 자금흐름은 또 있다. WFM은 2017년 11월 6일 2차전지 음극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시설투자 차원에서 IFM에 111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한다고 공시했다. 당시 IFM은 자본금 1억원짜리 회사였다. 2차전지에 대한 투자 소식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4400원대였던 WFM 주가는 이후 상승하기 시작해 이듬해 2월 70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들이 20일 오후 경기 성남에 위치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터(PE)로부터 투자를 받은 업체 익성 대표의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물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익성을 사모펀드 관련 주요 수사 대상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20일 오전 충북 음성에 있는 익성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여기에 IFM 전 대표 김모씨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의 칼끝은 코링크PE의 실질 소유주 규명과 회사 자금이 누구에게로 갔는지로 향하고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코링크PE 설립 당시부터 정 교수의 돈이 오간 정황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찰 입장에선 (정 교수가) 이런 것을 언제 인식했고, 코링크PE가 결국 누구 것인지를 확정 지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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