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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조국연대'의 키는 누가 쥐고 있나

윤호우 선임기자 입력 2019. 09. 21. 18:00 수정 2019. 09. 2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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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이 9월 1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마련한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 기자회견에서 유재중 한국당 부산시당 위원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하태경 바른미래당 부산시당 위원장(세 번째)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정의당을 제외한 야권에서 ‘조국 반대’라는 비슷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대안정치연대의 경우 서로 다른 의견이기는 하지만 조국 반대의 목소리가 산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야권은 ‘조국 반대’, 여권은 ‘조국 찬성’으로 갈라선 분위기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정국’과는 딴판이다. 패스트트랙 통과 때 찬성과 반대를 놓고 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대(對) 한국당의 대결구도가 나타났다. 하지만 조국 장관 임명 전후 조국 임명 찬반을 놓고 민주당-정의당 대 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정치연대의 대결구도가 짜여진 것이다.

9월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자, 제1야당인 한국당은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 특검 카드를 꺼내들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9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조국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 문제에 대해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는 총 297석의 의원 중 민주당이 128석이고, 한국당이 110석이다. 바른미래당은 24석(비례 포함 실제는 28석)이다. 정의당이 6석, 민주평화당 5석, 우리공화당 2석, 민중당이 1석이다. 무소속은 모두 18명이다. 무소속에는 민평당에서 탈당한 대안정치연대 의원 10명이 있다. 무소속에는 또 과거 한국당 성향의 의원이 4명이나 있다. 한국당이 바른미래당과 민평당, 대안정치연대, 그리고 한국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들과 힘을 합친다면 과반에 이를 수 있다.

해임건의안 대신 국정조사 꺼내들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조국 임명을 반대하는 야권 의원의 숫자가 많기는 하지만 해임건의안은 민주평화당과 대안정치연대의 선택 때문에 한국당이 꺼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민평당과 대안정치연대가 총선을 앞두고 해임 찬성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이미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 호남 기반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통과에 동참했다가 호남 선거에서 참패한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한국당이 꺼낸 카드는 국정조사다. 한국당은 9월 18일 바른미래당과 함께 조국 법무부 장관과 조 장관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공동 제출했다. 이 요구서에는 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등 모두 128명이 서명했다. 국정조사권이 발동되려면 본회의에서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 모두 출석할 경우 149표를 얻어야 한다.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는 자리에서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두 당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다른 당이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평화당과 대안정치연대도 참여하지 않았지만, 손학규 대표 측에 선 바른미래당의 당권파들 역시 서명하지 않았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해임건의안이나 국정조사가 쉽게 되리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조국 임명 논란과 관련해 어떤 식으로든 야권연대 구도를 만들어야 한국당이 총선에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만한 연대는 자유한국당 부산시당과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이 9월 16일 만든 ‘조국 파면 부산시민 연대(이하 부산연대)’다. 한국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유재중 의원과 바른미래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이 이날 출범식에 함께 참석했다. 하지만 손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들은 당 차원의 연대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한 당권파 핵심 인사는 “하 의원의 행동은 당론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과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9월 18일 국회 의안과에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의 고향인 부산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반조국연대가 출범은 했으나 다른 지역으로 옮아가지는 못했다. 대구·경북(TK) 지역의 한국당 한 의원은 “TK에서는 친박 정서가 강하기 때문에 섣불리 바른미래당과 손을 잡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에 대한 불신이 강하기 때문에 부산처럼 바른미래당과 손을 잡을 여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바른미래당과 발을 맞추고 싶지만, 바른미래당의 복잡한 사정도 한국당의 바람을 막고 있다. 9월 18일 비당권파인 하태경 의원이 당 윤리위에서 직무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아 바른미래당은 당권파 대 비당권파가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당 대표 지도부와 당 원내대표 지도부가 겉돌고 있는 실정이다. 반조국연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상황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반조국연대의 성패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귀국한 뒤에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 측은 “안 전 대표가 오면 제3당의 길, 한국당과의 연대, 한국당과의 합당 등 세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파의 한 핵심인사는 “안 전 대표의 스타일을 보면 제3당의 길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합당 또는 연대를 하려고 하는 순간 바른미래당의 존재는 사라지게끔 돼 있다”면서 “연대를 하더라도 나중에 합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유권자들의 신뢰가 있어야 바른미래당도 살고 한국당도 살게 돼 있다”고 말했다. ‘아주 최소한의 연대’만 필요하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만한 부산시민 연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무당층에 주목하고 있다. 추석 이후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자는 18.8%에 달했다. SBS가 칸타코리아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무당층’이 30.5%, ‘모르겠다’가 8.0%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무당층이 갑자기 늘어난 것이 아니라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잡히지 않은 것이 드러난 것”이라면서 “무당층이 많다는 것은 투표율이 낮아져서 민주당에 불리한 여건이 된다는 의미”라고 예견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무당층이 많다는 것은 제1야당인 한국당에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반면, 기존 양대 정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을 불신하는 제3의 세력에 대한 공간이 넓어질 수도 있는 상반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역설적으로 바른미래당을 비롯한 제3당들이 ‘제3의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최근 상황에 대해 “변곡점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권 일변도의 정국이 ‘조국 정국’ 이후 최근 야권 주도로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이 각자 경쟁하면 민주당이 아직 우위에 있지만, 한국당이 보수연대에 성공하면 승부는 정말 알 수 없다”고 봤다.

한국당으로서는 구슬은 있지만 이를 꿸 수 있는 방법이 만만치 않다. 오른쪽에 우리공화당, 중도에 바른미래당이 있지만 반조국연대로 한 실에 꿸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않기 때문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조국 임명 논란으로 보수연대의 상황이 좋아졌다”면서 “흡수가 아니라 아예 합당의 형태로 새로운 당을 만들어 총선에서 기호 1번을 차지하자는 이야기도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128석을 넘을 의석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선거법 개정안이 소수정당에 유리하기 때문에 바른미래당이나 우리공화당이 쉽사리 한국당과 한 집을 이루려고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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