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주째 이어진 홍콩 시위, 주말 곳곳서 시위대-경찰간 충돌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2019. 9. 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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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1일 홍콩 경찰이 이날 시위에 가담한 한 남성을 연행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 반정부 시위가 16주째 이어지고 있다. 21일 진행된 투엔문(屯門)공원 시위는 경찰과 시위대 간 격렬한 충돌로 번졌다.

22일 홍콩매체 명보와 성도일보에 따르면 전날 투엔문 공원 재광복 집회가 열렸다. 반정부 집회로 확대된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만명, 경찰 추산 4300명이 모였다.

이들이 행진 과정에서 사전 허가 받은 경로를 벗어나자 경찰이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벽돌과 화염병 등을 던지고 경찰은 최루탄·고무탄을 쏘며 대응했다.

특히 인근 투엔문시 중심 경전철역에서는 10여명의 시위대가 1명의 경찰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위대는 경찰이 소지하고 있던 총을 뺏으려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찰은 뉴테리토리 남기동부대 소속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시위대가 경전철역 시설을 훼손하는 한편 철로에 물건을 던지고 그 부근에 바리케이드를 쳐 교통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또 툰먼 도서관과 정부청사 외부에 걸려있던 중국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불태우려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홍콩을 해방해달라’(Please Liberate Hong Kong)고 요청하는 플래카드와 성조기를 들고 행진했다.

이날 오전에는 친중파들이 송환법 반대 메시지를 붙여놓은 ‘레넌 벽’을 청소한다면서 메시지를 제거했다.

이 운동은 친중파 의원 주니어스 호(何君堯·허쥔야오)가 주도해 계획했지만, 안전상의 우려를 들어 이 같은 행동을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참가자들이 레넌벽 메시지를 제거했고,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저녁에는 2개월 전인 7월21일 남성 100여명이 시위대와 행인을 쇠파이프로 공격했던 ‘백색테러’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당초 집회는 사건이 일어났던 위엔룽(元朗) 지하철역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경찰이 역사를 폐쇄해 인근 쇼핑몰에서 진행됐다.

수백명의 시위대는 구호를 외치고 송환법 반대 시위의 주제가로 일컬어지는 노래 ‘홍콩에 영광을’(Glory to Hong Kong)을 불렀다. 쇼핑몰 내부 집회는 평화롭게 끝났지만, 이후 오후 9시까지 이어진 거리 시위에서는 일부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발생했다.

또 경찰 특공대가 역사에 진입해 60여명의 시위대를 체포하면서 폭력 진압 논란이 일었던 프린스 에드워스 역 근처에서도 일부 시위대가 바리케이트를 쌓아놓고 경찰과 저항하는 등 시내 곳곳에서 집회가 이어졌다.

경찰은 과격 시위대의 폭력과 파괴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위법 행위에 대한 단호한 법 집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오성홍기를 훼손한 혐의로 13세 여아를 연행했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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