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정국 野 삭발 넘어 '한방' 한계..당 내홍‧막말 악재까지

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입력 2019. 9. 23.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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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삭발, 단식 등 지지층 결집..결과물은 한계
조국 낙마 카드..국정조사, 해임건의안 세부족
원내대표 '책임론' 갈등..류석춘 막말 악재까지
구심점 어려움 겪는 한국당..檢 수사 기대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집회’ 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기자/자료사진
야권이 '반(反) 조국' 투쟁을 내세웠으나, 마땅한 한방을 찾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구심점 역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릴레이 삭발, 단식 등으로 투쟁수위를 높여 지지층을 결집했지만 결과물로 얻어야 할 국정조사나 해임건의안은 세(勢) 부족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내부 전략보다는 외부 조건인 검찰 수사에 의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나경원 원내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홍준표 전 대표의 '흔들기'로 당내 갈등까지 표출되는 양상이다. 당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류석춘 연세대 교수의 '위안부 막말' 돌발 악재도 불거졌다.

◇보수야권 총력투쟁…삭발 넘어 '국조 + 해임건의안' 세부족 한계

지난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된 직후 보수야권은 총력 투쟁에 나섰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국민연대를 제안하며 범(凡)보수연대 신호탄을 쐈고, 추석 연휴 1인 시위로 목소리를 냈다. 급기야 16일에는 삭발에 나서며 투쟁 정점을 찍었다.

당 차원에선 장외투쟁, 촛불시위가 개최됐고 여성‧중진‧TK의원 등의 릴레이 삭발, 이학재 의원의 단식 투쟁 등이 거행됐다.

바싹 올린 투쟁수위로 지지층은 확실히 결집시켰다는 평가다. 하지만 강경일변도식 투쟁에 대한 '피로감'도 만만치 않았다. 황교안 대표는 내부적으로 '삭발 자제론'을 지시하며, 22일에는 경제정책인 '민부론'을 꺼내드는 등 투쟁 방식의 전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결국 이를 넘어 조 장관을 낙마시킬만한 실질적 '한방'을 제시하는데는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이 내세운 대표 카드는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 특검 등이다. 이중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는 '세 부족'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국정조사는 바른미래당과 함께 재적 의원 1/4 동의로 지난 18일 요구서를 제출했다. 본회의 의결을 위해선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민주평화당과 대안정치연대의 공조가 필수다.

해임건의안의 경우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로 표결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제출을 일단 미뤄둔 것으로 풀이된다. 해임건의안은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역시 민평당과 대안정치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한국당은 민평당과 대안정치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해임건의안 논의를 위해 대안정치 등을 만날 것"이라며 "공식적이지 않더라도 비공식적으로 협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도부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민평당이나 대안정치 모두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을 의식해 쉽사리 국정조사나 해임건의안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호남의 경우 조 장관 지지세가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정조사와 해임건의안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나 원내대표는 특검 '승부수'를 띄웠다.

그는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조국 파면 촉구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딸·아들, 조국 장관 딸·아들, 황교안 대표 딸· 아들, 저희 딸· 아들 다 특검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의 아들을 둘러싼 의혹이 '조국 정국'의 발목을 잡을 조짐을 보이자 정면돌파를 선언한 셈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집회’ 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하지만 나 원내대표를 둘러싼 책임론과 공방 등으로 불거진 당내 갈등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 원내대표에 대한 여권의 공격이 마치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선 때 1억 피부과 파동을 연상시킨다"고 밝혔다. 또 "핵심은 원정출산 여부"라며 예일대 재학 중인 아들이 이중 국적인지 여부만 밝히면 논쟁은 끝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특별히 언급할 필요성이 없다"고 맞받았다.

두 사람의 갈등은 추석을 기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홍 전 대표는 나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청문회 정국에서 실패했다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대항해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옛 친박계는 '내부 총질'이라며 반발하는 양상이다. 민경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분열을 꾀하는 자는 적"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내부 갈등에 더해 외부 악재도 불거졌다. 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류석춘 연세대 교수는 최근 강의에서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정치권의 맹폭이 쏟아졌다. 한국당 역시 사과 논평을 내며 여론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다.

◇한국당 구심점 역할 한계?…檢 수사에 기대는 판

반(反) 조국 연대에서 구심점이 돼야 할 제1야당 한국당이 역할에 한계를 보이면서 보수대통합도 우려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대비와 친박계 등 내부 정리가 쉽사리 되지 못하는 까닭이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극심한 당 내홍으로 보수야권에 힘을 보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히려 조국 정국의 구심점이 '검찰'이 되고 있다는 보수야권의 우려도 흘러나온다.

보수야권이 결집을 못하는 사이, 조국 장관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 수사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조국 수사 이후 펼쳐질 패스트트랙 수사도 관건이다. 윤석열 총장이 패스트트랙 수사에 의지가 있다는 전언이 당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사석에서 "검찰 수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야권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솔직히 감이 잡히지 않는다"며 "조국 정국 후에는 패스트트랙 수사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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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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