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여행사 英 토머스 쿡, 창립 178년 만에 파산

조성은 기자 2019. 9. 2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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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초의 근대적 여행사인 토머스 쿡 그룹이 창립 178년 만에 막대한 부채를 이기지 못하고 파산했다.

이에 따라 토머스 쿡은 영국 정부에 긴급자금 2억 파운드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가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서 끝내 파산하고 말았다.

토머스 쿡의 파산은 우선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으로 영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파산 시점에 토머스 쿡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떠난 여행객은 약 60만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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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초의 근대적 여행사인 토머스 쿡 그룹이 창립 178년 만에 막대한 부채를 이기지 못하고 파산했다. 영국 정부는 이 여행사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떠난 자국민 15만명을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초비상이 걸렸다. 현지 숙박 시설에 투숙 중인 여행객들은 추가 요금을 징수당하거나 밖으로 쫓겨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민간항공국(CAA)은 23일(현지시간) 토머스 쿡이 최종 파산했으며 모든 항공편과 호텔 예약은 취소됐음을 공지했다고 가디언과 BBC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CAA는 토머스 쿡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공항으로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이미 해외에 나가 있는 여행객을 본국으로 데리고 오기 위해 대규모 항공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토머스 쿡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고조모 빅토리아 여왕 시절인 1841년에 설립됐다. 가구 제조업자였던 토머스 쿡이 고객 570명에게 1실링씩 받고 레스터에서 러프버러까지 약 20㎞ 여정의 기차여행을 알선해준 게 시초였다. 1851년에는 런던 만국박람회를 관람하려는 여행객 15만명을 실어 나르기도 했다. 이런 공로로 그는 ‘근대 여행의 아버지’로 평가받는다.

토머스 쿡은 파산 직전까지 17억 파운드(약 2조5311억원) 규모의 막대한 채무를 떠안고 있었다. 채권단은 토머스 쿡 측과 9억 파운드의 구제금융에 합의했다가 다시 2억 파운드를 추가로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토머스 쿡은 영국 정부에 긴급자금 2억 파운드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가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서 끝내 파산하고 말았다.

토머스 쿡의 파산은 우선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으로 영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행객이 여행사 중개를 통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직접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하는 추세가 뚜렷해진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행 전문가 사이먼 칼더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토머스 쿡은 21세기를 맞을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며 “지금은 누구나 여행사 노릇을 할 수 있는 시대다. 모든 사람이 전 세계 항공권과 호텔 객실, 렌터카까지 한 번에 예약 가능하다”고 말했다.

파산 시점에 토머스 쿡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떠난 여행객은 약 6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영국인은 15만명을 넘는다. 영국 정부는 이들을 본국으로 데리고 오기 위해 항공기 94대를 동원한 수송 계획을 수립했다. ‘마터혼 작전’으로 명명된 이 계획은 전시가 아닌 평시의 자국민 이송 작전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영국항공과 이지젯 등 영국 국적 항공사도 항공기를 제공했다.

여행객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여행사들은 통상 고객이 체크아웃한 뒤 3개월쯤 지난 시점에 숙박료를 호텔에 지불한다. 호텔로서는 토머스 쿡의 파산으로 숙박료를 떼일 가능성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튀니지에서는 호텔 측이 추가 요금 지불을 요구하며 고객을 감금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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