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이하, 생과일주스나 곡물우유 섭취도 최소화해야"

이정아 기자 입력 2019. 9. 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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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아 전문가들이 공개한 '5세 이하 어린이 음료 가이드라인'

미국심장학회와 미국소아과학회, 미국 영양및식이요법학회 등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건강한 식이 연구회’가 소아비만을 예방, 감소시키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지정한 ‘5세 이하 어린이 음료 가이드라인’을 1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연구회는 생후 5년간 물과 우유 외의 다른 음료, 특히 가당음료를 마시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흔히 건강할 것으로 생각되는 '100% 생과일주스'와 '곡물이 든 우유'도 적게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가당음료 속 '과다 당류'가 비만, 대사증후군 유발 위험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탄산음료나 초코우유 등 가당음료를 좋아한다. 미국의 경우 전체 어린이의 3분의 1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며 이들 중 절반 가량이 매일 가당음료를 마신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음료 200mL당 당류가 17g을 넘으면 고열량, 저영양 식품으로 분류해 어린이가 많이 마시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결과 국산 음료 110개와 수입 음료 60개의 200mL당 평균 당류 함량이 각각 21.9g, 23.8g으로 나타났다. 시판 중인 가당 음료는 대부분 어린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가당음료에 포함된 액상 형태의 당분이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보고 있다. 꿀이나 시럽, 올리고당 등이 (가루 형태의) 설탕에 비해 건강에 좋다고 잘못 알려져 있지만 결국 당 함량이 높기 때문에 건강을 해친다는 설명이다. 특히 생후 수 개월~수 년일 때부터 습관적으로 가당음료를 마시면 그만큼 비만해지기가 쉽고, 소아비만은 당뇨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건강한 식이 연구회는 연령대별로 어린이들이 마시면 좋은 음료를 권장했다. 연구회에 따르면 먼저 생후 6~12개월 아기는 모유나 분유만 마시며, 이보다 단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면 물을 마실 수 있다. 이 나이에는 우유, 또는 딸기나 바나나향이 나는 달콤한 우유와 주스, 카페인음료, 저칼로리 음료 등을 피해야 한다. 

연구회는 12~24개월(2살) 어린이는 매일 물 0.5~1컵을 마시고 저온살균된 우유도 마실 수 있다고 했다. 설탕이 들지 않은 100% 생과일주스를 마실 경우 약 113g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 과일 자체에도 당분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역시 이 연령대에도 딸기나 바나나 등 향이 첨가된 우유와 카페인음료, 저칼로리 음료 등을 피해야 한다. 

2~3세 어린이는 매일 물 1~4컵을 마시고 무지방 또는 저지방 우유를 마시는 게 좋다. 100% 생과일주스 113g 이상을 마셔도 좋지만,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되도록 적게 마시는 것이 좋다. 연구회는 이외의 다른 음료는 권장하지 않았다.

연구회는 4~5세 어린이는 물을 날마다 1.5~5컵 정도 마시고 탈지 또는 저지방 우유, 100% 생과일주스를 총 113~170g 이내로 마시라고 권고했다. 이외의 다른 음료는 마시지 않는 것을 권장했다. 

메던 로트 건강한 식이 연구회 부회장은 "100% 생과일 주스는 식이섬유 등이 제외돼 제한없이 많이 당분을 섭취할 위험이 있다"며 "주스보다는 생과일을 직접 먹어 영양소를 얻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스는 칼로리가 높은 것에 비해 영양가가 낮다"며 "주스를 과도하게 많이 먹으면 결국 비만과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건강한 식이 연구회의 가이드라인에는 '의외의 음료'도 제외돼 있었다. 연구회는 건강에 좋을 것처럼 느껴지는 곡물우유도 어린이들이 웬만하면 마시지 않도록 권장했다. 곡물우유는 쌀이나 귀리, 아몬드 등 곡물이 들어 있어 영양가가 높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인위적으로 당분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칼로리가 높아 비만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또한 우유의 경우에는 단백질이 풍부해 건강에 좋으나 지방이 많이 들어 있어 체중이 또래 평균보다 많이 나가는 어린이는 저지방이나 무지방 우유를 마시는 것이 좋다.

로트 부회장은 "각각의 가당음료가 어린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어 안타깝다"며 "하지만 음료에 든 당분 함량을 고려했을 때 웬만하면 성장기 어린이는 음료보다는 물을 마시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건강한 식이 연구회 제공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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