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 10개월째 추락..반도체 40%나 '와르르'

김연주 2019. 9. 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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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1~20일 수출현황
1~10일까진 깜짝반등 했지만
결국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
올해 2분기 한국 수출 감소폭
G20 국가 가운데 꼴찌서 2위
수출이 이달 들어서도 20% 넘는 감소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이 모처럼 증가세로 출발했지만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이로써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10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 행진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반도체 수출이 40% 가까이 급감해 올해 안에 수출이 회복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85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추석 연휴로 인해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이틀 줄어든 13.5일에 그쳤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1억1000만달러로 작년보다 1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열흘 만에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이 같은 추세가 뚜렷하게 반등할 가능성이 낮아 9월 수출도 작년 동기 대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수출 증가율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의 두 축인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이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요인이 가장 크다.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8% 줄었다. 미국(-20.7%) 일본(-13.5%) 유럽연합(-12.9%) 베트남(-2.1%) 등도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39.8%로 감소폭을 더 키웠다.

정우용 관세청 통관기획과 사무관은 "이달 20일까지는 석유화학과 반도체의 일본 수출액이 각각 26.6%, 3.8% 줄어드는 등 주요 제품의 대일본 수출 실적이 줄어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규제 대상이자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초고순도 불화수소(HF·에칭가스)의 8월 일본 수입량은 '제로(0)'로 나타났다. 다만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아직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공급 측 부진 요인은 뚜렷하지 않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투자 부진 등으로 인한 수요 측 요인이 반도체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이고, 반등할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세계 경제 교역량 감소 등 어려운 대외 여건이지만, 다른 나라보다도 유독 한국의 수출 감소세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월간 상품수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2분기 수출액은 1385억9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6% 줄었다. 주요 20개국(G20)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한국보다 수출 감소가 큰 나라는 대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인도네시아(-9.1%)뿐이다. 수출 증가세뿐만 아니라 수출 규모도 프랑스에 밀려 지난해 세계 5위에서 6위로 하락했다.

신현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수출 역시 인도네시아 못지않게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여타국보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특히 우리나라 수출의 20%가량 차지하는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인 정보기술(IT) 업황은 세계 경기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전망도 어둡다. 글로벌 교역 관련 선행지표인 WTO 세계무역 전망지수는 지난 8월 95.7로 낮아지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9월에는 98.4로 반등했으나 여전히 장기추세 기준치(100)를 밑돌고 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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