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자택 11시간 압수수색..檢, 법무장관 직접수사 수순

채종원,성승훈 2019. 9. 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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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PC 하드디스크 추가확보
증거인멸 공모 혐의도 수사
曺 "인턴십 조작보도 악의적
법적 조치 심각하게 고민 중"
부친회사 법인카드논란 관련
해명과 달리 이사 재직 정황

◆ 조국 전방위 수사 / 曺 개인혐의 포착여부 주목 ◆

검찰 수사관들이 23일 오후 8시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서 나와 압수물을 운반하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은 자택인데도 이례적으로 11시간 동안 실시됐다. 검찰은 이날 조 장관 자녀들의 `입시 부정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도 동시에 진행했다. [이승환 기자]
검찰이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은 입시 부정 등 조 장관 일가의 주요 혐의 관련 수사에 진척이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법원이 조 장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건 그의 개인 혐의도 소명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검찰 수사가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등 조 장관 주변 인물에서 조 장관을 직접 겨냥하는 수순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뜻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해 컴퓨터(PC) 하드디스크와 업무 관련 기록 등을 확보했다. 앞서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으로 일한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 모씨로부터 자택 PC에 쓰던 하드디스크 2개를 받고 자택에 있는 PC에 저장된 자료도 추가 확보한 것이다. 정 교수와 딸은 집에 머무르며 압수수색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 교수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김씨에게 하드디스크 교체를 부탁했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택에서 하드디스크 교체 작업을 하던 중 조 장관이 "아내를 도와줘 고맙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날 추가 확보한 증거를 분석해 정 교수의 증거인멸교사 혐의와 조 장관의 증거인멸·은닉 공모 혐의 등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특히 김씨에게 받은 PC 하드디스크에서 딸 조 모씨가 2009년 고려대 입시전형에 제출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명의의 인턴활동증명서 파일이 발견되면서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자택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중요한 계기로 보인다. 정 교수가 딸의 동양대 총장상을 위조한 혐의에 이어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던 조 장관이 딸의 서울대 증명서 허위 발급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장관은 2009년 5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조씨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활동을 하고 증명서를 센터에서 발급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 PC 하드디스크에서 조씨뿐만 아니라 장영표 단국대 교수 아들 장 모씨의 인턴활동증명서 파일도 함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씨로부터 "조씨가 내 인턴활동증명서까지 한영외고에 함께 제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조 장관 아들 조 모씨가 2017년 센터에서 발급받은 인턴활동증명서 양식이 다른 인턴활동증명서 양식과 다르다는 주장도 나왔다.

검찰은 공익인권법센터 명의로 된 이들 증명서가 위조됐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 센터에서 활동한 조 장관이 딸 증명서 발급에 관여했는지를 밝히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 조 장관과 친분이 두터운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이 관여했는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딸의 인턴활동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에 자신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보도에 대해 "인턴십 관련 서류를 제가 만들었다는 보도는 정말 악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인으로서 여러 과장 보도를 감수해 왔지만 이것은 정말 참기 어렵다.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 장관이 부친이 대표였던 고려종합건설에서 관리이사로 재직했던 정황이 나왔다. 이 회사 폐쇄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조 장관은 1989년부터 이사를 지냈고, 1992년에도 중임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는 조 장관이 지난 2일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이사로 재직한 적 없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된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결정문에 따르면 고려종합건설이 1994년 7월 외환신용카드에 제출한 법인카드 신청서에는 고려종합건설 법인 명의 카드 1장과 부친, 동생 등 4명의 기명식 법인카드 비밀번호가 '6211'로 모두 동일하다. 반면 조 장관 명의 법인카드만 '6350'으로 다르다. 동일한 계좌에서 조 장관 명의를 포함해 6장의 법인카드 사용 금액이 모두 출금되도록 설정돼 있는데 유독 조 장관 명의 카드만 다른 비밀번호가 표시된 것이다.

한편 조 장관 가족펀드인 '블루코어밸류업1호'가 투자한 웰스씨앤티와 합병해 우회상장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2차전지 업체 WFM은 이날 조 장관 5촌 조카 조범동 씨와 이상훈 전 WFM 대표에 대해 약 1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공시했다. 조씨 부인 이 모씨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지난해 4월 WFM 주식 12만주(6억원)를 매입했다. 또 같은 달 23일 정 교수 동생 정 모씨가 일하는 보나미시스템 서 모 대표도 WFM 주식 3만주(1억5000만원)를 샀다. 검찰은 정 교수가 이들의 명의를 빌려 산 차명주식인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종원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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