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눈물, 나쁜놈, 쥐새끼" 자녀 소환되자 확 바뀐 정경심

박태인 2019. 9. 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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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檢조서엔 나쁜놈 돼 있어" 수사 우회적 비판도
조국 법무부 장관과 아들 조모씨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19.9.22 [뉴스1]
'모욕감, 피눈물, 나쁜놈, 쥐새끼'

조국(54)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25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선택한 단어들이다.

정 교수는 자신의 자녀들이 검찰 조사를 받은 뒤의 심정을 옮기며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고 썼다.


정 교수, 자녀 조사 후 "피눈물 난다"
정 교수의 딸과 아들은 최근 각각 2차례와 1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정 교수는 앞선 페이스북 글에선 언론에 대한 오보 대응만 하며 감정을 절제해왔다.

그랬던 정 교수의 글이 자녀들에 대한 검찰의 강도높은 조사 이후 확 바뀌었다.

최근 정 교수의 근황을 들었다는 그의 지인은 "정 교수가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있어도 눈물이 터지며 힘겨워하는 상황"이라 전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정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24일 검찰에서 16시간가량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 아들이 "제가 참 나쁜놈으로 살았다. 검찰 조서를 읽어보니 그런 놈이 되어있다"고 했던 말도 그대로 옮겼다.


정경심 아들 "檢조서에 나쁜놈 돼있어"
정 교수는 지난 22일 검찰 2차 조사를 받은 딸에 대해 "(검찰이) 부산대 성적과 유급을 운운하는 부분에서 (딸 아이가) 모욕감과 서글픔에 눈물이 터져 한참을 울었다"고도 적었다.

정 교수는 "딸 아이의 생일에 아들이 소환돼 전 가족이 둘러앉아 밥 한끼를 못먹었다"고도 했다. 조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조사에 우회적 비판을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일부 언론은 조 장관의 딸 조모씨가 생일날 지인과 식사를 했던 모습을 연예인 취재하듯 사진을 찍어 보도하기까지 했다.

정 교수는 울먹이는 딸을 조 장관이 다독일 때도 "더 울까봐 나는 안아주지 않았다"며 "기자의 눈에 둘러싸여 살게 된지 50일이 되어간다…나는 덫에 걸린 쥐새끼 같았다"고 토로했다.

조국 법무부장관이 25일 오전 충남 천안 대전지검 천안지청을 찾아 검사들과의 대화를 마친 뒤 기다리던 취재진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결국 조 장관 가족 모두가 검찰 조사를 받게될 것"이라며 "정 교수와 자녀들 모두 견디긴 쉽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 말했다.


정 교수 글 지지자 수십만명에 퍼져
이날 정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1만회에 가까운 '좋아요'와 수천회의 '공유하기'를 통해 조 장관과 정 교수의 지지자 수십만명에게 퍼졌다.

정 교수의 글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 중엔 서울대 교수와 청와대 관계자도 있었다.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이날 정 교수의 글에 "정경심을 응원한다. 모든 걸 절차대로 어깨 펴고 무소의 뿔처럼"이란 글을 남겼다.

정 교수의 지지자들도 "검찰이 먼지털이식 수사를 하고 있다""검찰 개혁을 해야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감정에 호소한 여론전"이란 비판도
하지만 정 교수가 남긴 글에 비판적 입장을 드러내는 네티즌도 상당했다. "뻔뻔하다""감정에 호소하며 여론전을 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장관 일가가 무죄라면 아이들은 무사할 것이다. 지금 자존감이 무너진 사람은 당신의 아이들이 아니라 이 나라의 청년과 학생들"이라고 비판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정 교수가 검찰의 과도한 수사를 비판했다는 지적에 "일부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조 장관 자녀들에 대해 통상적 소환방식이 아닌 비공개 소환을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사 중엔 휴식과 식사시간, 조서 열람 시간이 모두 포함돼 있다. 조사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팀이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입구 바닥에 설치된 포토라인. [연합뉴스]


檢, 정경심 사실상 공개소환 방침
검찰은 정 교수 자녀들과 달리 정 교수는 사실상 공개 소환 방침임을 시사했다. 구체적인 날짜는 밝히지 않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정 교수는 서울중앙지검 1층 정문을 통해 들어올 것"이라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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