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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잘 모르는 배란과 피임의 비밀

서울문화사 입력 2019.09.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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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방심하고 있다가 갑자기 아이를 가져 난감해하는 부모들이 많다. 모유수유를 하면 자연 피임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 모유수유 중이라도 배란이 되기 때문에 자녀 계획이 없다면 피임은 필수다.

어릴 적 과학 시간에 배운 기억은 있지만 막상 배란에 대해 자세히 아는 엄마는 드물다. 임신과 출산을 직접 겪는 만큼 배란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은 알아두는 게 좋다. 여성은 태어날 때부터 난소에 성숙한 난자가 되기 이전의 세포를 약 200만 개나 가지고 있다. 사춘기 이전까지는 미성숙한 상태로 여포라는 조직에 쌓여 있다가 사춘기가 되면 1개씩 차례로 성숙하게 된다. 양쪽 난소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번갈아가며 난세포가 감수분열을 하고 나면 4개의 난자가 만들어지는데 이 중 3개는 자연적으로 없어지고 그중 하나만 성숙한 난자로 자란다. 성숙한 난자는 자라고 있던 난소로부터 분리되어 나가는데 이를 ‘배란’이라고 한다. 배란된 난자는 이후 수란관 끝부분인 나팔관을 향해 나간다. 인간을 포함한 척추동물의 경우 배란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생식선자극호르몬에 의해 조절되는데, 첫 배란을 시작으로 30~40년 동안 평균 28일을 주기로 약 400~500개의 난자를 배란하게 된다.

배란된 난자는 체내에 약 24시간 동안 살아 있다. 남성이 사정한 정자는 자궁 내에서 2~3일 정도 살아남는데, 간혹 1주일이 지나서까지 살아 있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배란 전 3일 이내에 성관계를 가지면 그동안 살아있던 정자로 인해 임신이 가능하며, 배란 전 2일 이내가 임신율이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정자와 만나 수정이 이뤄진 수정란은 난관을 통과하는 동안 세포분열을 반복하며 수정 후 7~8일이 지나면 자궁 내벽에 도달하여 착상하게 된다. 임신의 정의는 시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정란이 착상된 상태가 ‘임신’이라 부른다. 자궁에 착상된 수정란은 자궁 내벽으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약 9개월 동안 무럭무럭 자란다. 그렇다면 수정되지 않은 난자는 어떻게 될까? 배란이 일어나기 전후에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자궁내막이 두꺼워지는데, 배란된 난자가 정자와 만나지 못해 수정되지 못하면 두꺼워진 자궁내막이 떨어져나가면서 생리를 하게 된다. 물론 수정이 일어나서 수정란이 착상하면 황체가 퇴화하지 않고 계속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하여 자궁 내벽을 두껍게 유지시키므로 생리를 하지 않는다.


배란 시기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포유류는 배란 주기가 일정하다. 사람도 마찬가지. 배란이 될 때 자각할 만한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몇 가지 방법으로 배란일을 예측할 수 있다. 생리가 규칙적인 경우에는 생리주기를 잘 살피자. 다음 예정일로부터 14일 전에 배란이 되므로 생리주기가 28일로 규칙적이라면 이번 생리 시작일부터 14일째가 배란일인 것. 생리주기가 35일이라면 생리 시작일로부터 21일째에 배란이 되고, 배란일로부터 14일 후에 생리가 시작된다. 이론대로라면 배란 전 3일부터 배란 후 1일까지가 가임기인데, 쉽게 계산하기 위해 배란예측일 전후 각 3일을 가임기로 보며 이 시기에 부부관계를 하는 것이 좋다. 매번 생리주기가 조금씩 미뤄지거나 당겨지기도 하므로 매번 생리주기를 다이어리나 메모장에 써놓고 기억해둘 것.

두 번째는 기초체온을 측정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구강 내 체온을 재면 된다. 일반적으로 기초체온은 배란이 되기 하루 전이나 배란되는 날 최저로 낮다가 배란이 일어난 직후부터는 상대적으로 상승한다. 체온이 상승하기 직전부터 그 뒤로 7일 동안이 가장 임신이 잘되는 시기다. 배란이 될 즈음 매일 아침에 일어나 체온을 재보고 이 시기를 공략할 것. 그리고 자궁경부의 점액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자궁경부 점액은 배란이 가까워지면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아 양이 많아지며 묽고 맑은 특성을 보이는데, 배란 이후에는 프로게스테론에 의해 반대로 양이 줄어들고 건조해진다. 마지막으로, 배란진단시약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배란진단시약은 일반의약품으로 임신테스트기와 마찬가지로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배란 24~48시간 전 황체형성호르몬이 최대로 증가하는데, 이 황체호르몬은 자궁 내막의 증식을 유도해 수정란의 착상을 돕는 호르몬이다. 스틱에 소변을 묻히면 황체형성호르몬의 정도로 배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오후 4~10시 사이에 체크하는 게 가장 정확도가 높다.

안타깝게도 배란이 제대로 되지 않는 여성도 있다. 배란장애는 불임의 원인 중 40%를 차지한다.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않거나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경우, 매달 난자가 제대로 성숙되지 못해 나타난다. 월경 주기를 기준으로 3개월 이상 월경이 없거나 3번 이상 생리를 거르는 경우 ‘무월경’이라 하며, 평소 월경 주기가 2~3개월 이상인 경우는 ‘희소 월경’이라 한다. 이처럼 무월경, 희소 월경, 월경이 불규칙한 경우, 월경 주기가 지나치게 짧은 경우도 배란장애에 속한다. 배란장애라고 해서 임신을 아예 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전문의와 상의해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된다. 배란유도제인 약제를 처방받거나 난포가 자라게 하는 호르몬제를 주사해 배란을 유도하고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인 경우 이차적으로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출산 후 첫 생리와 배란

산후 첫 생리와 배란은 개인차가 크다. 모유수유 유무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그 시기가 달라지기 때문. 일단 첫 배란부터 알아보자. 개인차가 크지만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경우 평균적으로 2.5달이 지나면 정상적인 배란이 되고, 모유수유를 하는 여성은 평균 6개월 정도 지나면 정상적인 배란이 된다. 그런데 사람마다 그 기간이 매우 유동적이다. 빠른 경우 수유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출산 후 한 달 만에 배란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 1년 내내 배란이 되지 않기도 한다.

생리는 어떨까? 배란과 마찬가지로 개인차가 크지만 수유를 하지 않으면 평균적으로 산후 6~8주 후에 첫 생리를 한다. 모유수유를 하는 여성은 젖을 먹이는 빈도와 먹이는 시간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15%는 6주 후, 30%는 3개월 이내에 첫 생리를 하게 된다. 모유수유를 할 때 생리가 늦어지는 이유는 젖 분비 호르몬이 활성화되어 난소 기능의 회복이 늦어지기 때문. 이처럼 출산 후 첫 배란과 생리 시기는 개인차가 커서 미리 예측하기 힘들다 보니 덜컥 임신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피임은 언제부터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출산 3~6주 후부터는 반드시 피임을 하도록 권고한다. 보통 3주 이후에는 부부관계를 해도 되므로 이때 모유수유를 하고 있더라도 임신 가능성이 있으므로 부부가 함께 대화를 통해 적절한 피임법을 찾도록 한다.


+ 출산 후 대표 피임법 5

① 콘돔 간편하고 편리하지만 잘못 착용하거나 찢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피임 실패율이 다른 피임법보다 높다. 반드시 질에 삽입하기 전에 착용해야 하며, 사정 후 뒤처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사정 직전에 콘돔을 착용하는 남성이 많은데, 사정하지 않더라도 소량의 정자가 배출될 위험성이 있으므로 주의한다. 수유 기간에는 여성의 질벽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성교 시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② 경구 피임약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가임여성 3명 중 1명꼴로 선택하는 보편적인 피임법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피임여성의 1.8%만 이용하고 있다. 피임 효과가 확실하고 부부 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으며, 여성 스스로 임신을 조절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요즘 시판하는 피임약은 장기 복용할 경우 난소암, 자궁내막암 발생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단,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경구 피임약을 산후 6주 이내에 복용하면 모유량이 줄고 드물게 혈전증이 생길 수도 있다.


③ 페미돔 성관계 전 질에 삽입하는 여성용 콘돔으로 성교 시 통증을 많이 느끼는 여성에게 적합하다. 남성용 콘돔에 비해 찢어질 확률은 낮지만 깊이 삽입하면 이물감을 느낄 수 있다.


④ 사후 피임약 관계 시 피임을 하지 못한 경우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관계 후 72시간 내에 고용량 복합호르몬제를 12시간 간격으로 2회 복용하게 된다. 산부인과에서 처방받을 수 있으며, 피임률이 75% 정도이기 때문에 사후 피임약을 복용하더라도 이후 2~3주 내에 생리를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후 피임약의 부작용으로 울렁거림과 구토가 나타날 수 있다.


⑤ 장기 피임 시술 장기 피임법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임플라논과 루프다. 임플라논은 작은 성냥개비 모양의 임플란트를 상박부 안쪽 피부 바로 밑에 이식하는 이식형 피임제를 말한다. 임플란트에 황체호르몬이 함유되어 매일 극소량의 황체호르몬이 분비되는데, 피임 효과는 3년간 지속된다. 시술은 국소마취 후 피부를 2㎝ 정도 절개해 이식하며 시간은 15분 내외로 간단하다. 단, 손으로 이식된 곳을 만져보면 이물감이 느껴지고 3년 후에는 기존 임플라논을 제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시술 후 많게는 30% 정도 출혈이나 이물감이 동반되는 부작용이 종종 발생하므로 이런 증상이 보일 때는 제거하는 것이 좋다. 루프는 전체 피임 시술의 20%를 차지하는데, 구리가 감긴 작은 기구를 자궁 안에 삽입해 수정란이 착상되는 걸 막는다. 한 번 시술하면 3~5년간 효과가 지속되므로 더 이상 출산 계획이 없거나 장기간 피임을 원하는 여성에게 적합하다. 국소마취 후 시술하는데 통증은 그리 많지 않고 시간은 2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자궁 모양이 비정상적이거나 염증이 있는 경우엔 시술이 불가하고, 시술 후 허리 통증이나 출혈, 염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plus tip 엄마들의 궁금증 Q&A

Q 모유수유 중이고 아직 생리를 하지 않았는데 꼭 피임해야 하나요?
 분만한 지 8주가 지났지만 무월경인 경우, 전적으로 모유만 먹이는 경우, 출산 6개월 이내라는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완벽히 갖춰진 경우에도 임신 가능성이 2%나 된다. 모유수유를 하면 자연 피임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수유를 하더라도 임신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피임을 해야 한다.

Q 부작용이 가장 적은 피임법은 무엇인가요?
호르몬 분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피임법은 장단점을 안고 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경구 피임약은 산후 6주 이내에 복용하면 모유 분비량이 줄고 드물게 혈전증이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 실제로 대부분 복합 경구 피임약에 포함된 에스트로겐 성분은 모유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출산 후에는 프로게스테론 단일 성분의 경구 피임약 복용을 권한다. 또한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 자궁 내 장치를 사용하면 자궁 천공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개인의 건강 상태나 라이프스타일을 세심히 고려해 적합한 피임법을 선택해야 한다.



기획 : 황선영 기자 | 사진 : 조병선 | 도움말 : 고재환(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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