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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쿡>참기름으로 볶은 미역에 통통한 가자미.. 시원·담백한 국물

김구철 기자 입력 2019.09.26. 11:51 수정 2019.09.26. 11:51

국내외 여행을 가면 꼭 그 지역 전통시장에 들른다.

하지만 싱싱한 생물 가자미로 미역국을 끓이면 국물이 시원하고 담백해 보양식을 먹는 느낌이 든다.

미역과 홍합이 어우러진 국물이 뽀얗게 될 때쯤 가자미뼈 육수를 채망이나 면포에 걸러 섞는다.

가자미로 미역국을 끓인다는 말에 질색하던 그분이 구수한 냄새에 이끌려 주방으로 와 국물을 한 입 맛보더니 놀란 표정을 짓고는 세 그릇을 연거푸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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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미미역국

미역은 먹기 좋게 자른 뒤

오래 볶으면 부드러워져

홍합살 함께 넣으면 더 시원

가자미 살·알 살짝 볶은뒤

국물에 넣어야 안 부서져

국내외 여행을 가면 꼭 그 지역 전통시장에 들른다. 시장에서 파는 제철 식재료를 보면 그곳 사람들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또 현지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여행의 맛이 더욱 깊어진다.

지난 주말 속초에 갔다. 관광수산시장을 둘러보는데 배가 붉은 홍가자미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내에서는 20여 종의 가자미가 잡히는데 대부분 봄이 제철이다. 가게 주인은 “속초에서는 사시사철 가자미가 잡힌다”며 “홍가자미는 지금이 가장 맛있다”고 설명했다. 가자미는 조림이나 버터구이로 먹으면 맛있지만 살이 통통한 홍가자미를 보니 미역국이 떠올랐다.

가자미 미역국(사진)은 경상도 음식이다. 서울 사람들은 생선으로 국을 끓이면 비릴 거라는 생각에 소고기 미역국을 주로 먹는다. 하지만 싱싱한 생물 가자미로 미역국을 끓이면 국물이 시원하고 담백해 보양식을 먹는 느낌이 든다.

부산에는 미역국 전문식당이 많다. 그곳에서 가자미 미역국을 주문하면 대개 한 마리를 통째로 넣어 낸다. 보기는 좋지만 먹기가 불편하다. 가자미를 살 때 껍질을 벗기고, 살을 발라달라고 하면 된다. 바쁘다며 안 해주는 가게도 있지만 간곡히 부탁하면 해준다. 살을 발라낸 뼈와 머리도 꼭 받아와야 한다.

살이 통통하고 큼직한 가자미 2마리면 4인 가족이 넉넉히 먹을 수 있다. 건미역 두 줌 정도를 물에 불린다. 20분쯤 불리면 된다. 가위로 먹기 좋게 자른 후 물기를 빼서 참기름 두른 냄비에 볶는다. 오래 볶을수록 미역이 부드러워진다. 중불로 볶다가 국간장 한 숟가락 넣고, 더 볶는다. 생홍합살이나 물에 불린 건홍합살을 넣으면 시원한 맛이 배가된다. 홍합살도 함께 볶다가 재료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끓인다. 다른 냄비에 멸치·다시마 육수를 내서 팔팔 끓을 때 가자미 뼈와 머리를 넣고 1시간쯤 우린다. 미역과 홍합이 어우러진 국물이 뽀얗게 될 때쯤 가자미뼈 육수를 채망이나 면포에 걸러 섞는다. 다진마늘과 멸치 액젓 반 숟가락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발라낸 살과 알은 소금과 후추로 살짝 밑간해 팬에 굽는다. 살을 굽지 않고, 국물에 바로 넣으면 부스러져 지저분해진다. 구운 가자미살을 국물에 얹어 한소끔 더 끓이면 된다.

함께 여행 간 일행 중 생선을 절대 안 먹는 사람이 있었다. 가자미로 미역국을 끓인다는 말에 질색하던 그분이 구수한 냄새에 이끌려 주방으로 와 국물을 한 입 맛보더니 놀란 표정을 짓고는 세 그릇을 연거푸 먹었다. 가자미 미역국은 그런 맛이다.

글·사진 =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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