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日 후쿠시마 소아 갑상선암 67배..아이들이 사라진 마을
[앵커]
일본 후쿠시마 지역 어린이들의 갑상선 암 발병률이 다른 곳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8년 전 원전 사고 당시 가장 우려됐던 아이들의 방사능 피해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겁니다.
후쿠시마에서 최유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원전 사고 직후부터 후쿠시마에서 정기적으로 벌이는 어린이 갑상선암 검사.
["갑상선 안에 세균이 들어있는지 보는 거야."]
원전 사고 이후 지금까지 후쿠시마 지역 어린이 38만여 명 가운데 218명이 갑상선암 확정 또는 의심 판정을 받았습니다.
일반적인 소아 갑상선암 발병률보다 67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마키 유리카/3.11 갑상선암 어린이 기금 사무총장 : "소아 갑상선암은 (1년에) 100만 명 가운데 한명 꼴 정도로 극히 낮은 확률로 발병하는데, 후쿠시마 지역 조사에서 200여 명이 발병한 건 많은 겁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1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나미에 마을.
일본 정부가 원주민들의 귀환을 적극 독려하고 있지만 어린 아이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사키 노부코/주민/67살 : "우리 부부는 괜찮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이나 손주들에게는 (이곳 식재료를) 먹이고 싶지 않죠."]
[다나카 유리코/주민/76살 : "(돌아온 주민들은) 제 나이대가 많아요. 자녀가 있다면 방사능 때문에 돌아오기 꺼려지겠죠."]
이 마을에 있던 학교 9곳 중 단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이 학교에는 유치원생부터 중학생까지 모두 30명이 안 되는 학생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대부분 안전을 위해 통학버스를 이용합니다.
주민들에게 내년 도쿄 올림픽은 남의 일일 뿐입니다.
[사사키 노부코/주민/67살 : "이곳에서 성화 봉송을 한다는 등 그런 얘기가 있던데요. 대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냐는 거예요."]
귀환한 주민들은 방사능도 두렵고 올림픽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정부도 두렵다고 말합니다.
[스즈키 마리/해피 아일랜드 네트워크 대표 : "이제 후쿠시마현도 복구가 진행돼 건강해졌다는 이미지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불안이라는 말을 꺼내는 자체가 거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처럼 보이죠."]
후쿠시마에서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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