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극과 극 웨딩]스몰웨딩도 천차만별.."비싸다고 나쁜 결혼식? 중점 가치 따라 다르죠"

차민영 입력 2019.09.27. 13:30 수정 2019.09.2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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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비용 부담 커지면서..합리적 결혼 필요성↑
서울시 무료대관 지원..작은결혼 서명 10만명 돌파
스몰 럭셔리 수요도 반대급부로 부상..호텔·휴양 결합 패키지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 30대 공무원 하수진(가명·35)씨는 오는 10월 서울시민청 예식장에서 버진로드를 걷는다. 검소한 결혼식을 진행하고 싶었기에 대관비용이 무료인 장소를 찾다가 시민청 예식장을 발견했다. 결혼 때 양가로부터 받는 경제적 도움을 줄이고 싶었기에 예식홀 마련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대관료가 12만7000원에 불과해 빠듯했다고 생각했던 예산보다도 20%가량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 "평범한 결혼식보다 2배에 달하는 돈을 지불했지만 즐겁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기에 만족스러워요." 20대 직장인 최지연(가명·29)씨는 지난 봄 5월의 신부가 됐다. 스몰웨딩 행사로 유명한 서울 시내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약 3시간 동안 파티 형식의 결혼식을 가졌다. 식대를 제외하고도 1500만원 이상 소요됐지만 비용이 아닌 장소와 경험에 초점을 뒀던 터라 만족감이 컸다.

'스몰웨딩은 무조건 저렴해야 한다'는 명제가 깨지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더불어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를 중시하는 2030 젊은 세대의 색다른 사고관이 맞물린 결과다. 초기 스몰웨딩이 비용 절약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개인의 취향과 판단을 중시하는 수요를 중심으로 '스몰 럭셔리'가 함께 부상 중이다.

20일 한국 대표 웨딩컨설팅 듀오웨드가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결혼비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 쌍이 결혼자금으로 지출한 금액은 평균 2억3186만원이었다. 이 중 예식장과 일명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라 불리는 웨딩패키지로 각각 1345만원, 299만원을 지출해 2018년 대비 각각 980만원, 5만원가량 증가했다.

전반적인 예식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상황과 형편에 맞춘 합리적 예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실제 설문조사에서 '결혼식을 다시 준비한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응답자 대다수(66.2%)는 '비용을 줄여 최소화하겠다'고 답변했다. 비슷한 수준을 들이겠다는 답변은 29.8%였다. 신랑과 신부의 적정 결혼비용 부담 역시 5대5 절반씩 공평하게 부담하는 게 좋다는 비중이 24.4%로 가장 높았다.

이처럼 가성비 트렌드를 타고 스몰웨딩 문화가 밀레니얼 세대(1981년 이후 1996년 이하 출생자) 사이에서 급부상했다. 작은결혼정보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작은결혼 서명하기' 전체 서명수는 이날(23일) 기준 10만954명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비용을 낮추기 위한 셀프웨딩과 DIY(Do it Yourself) 웨딩이 해당된다. 웨딩 플래너를 거치지 않고 직접 발품을 파는 케이스가 이에 해당한다. 예비부부들의 부담을 낮춰주고자 서울시 등 지자체나 국회, 공공도서관, 갤러리 차원에서 장소를 무료로 대관해주거나 7만원, 15만원만 받고 대여해주기도 한다. 국회 사랑재 결혼식은 1년 전에 예약해도 순식간에 자리가 찰 정도로 인기가 많다. 국회도서관에서 결혼식을 치른 한 부부는 신혼여행과 주택 마련 비용을 제외하고 100만원 이내 초저가 예식을 치르기도 했다.

반대로 같은 스몰웨딩 카테고리 내에서도 프라이빗한 결혼식 니즈 또한 커지는 추세이다. 롯데호텔월드가 지난달 선보인 신규 스몰웨딩 콘셉트인 '글램 앤 글로우' 콘셉트 패키지는 하객 200인 미만 예식 패키지로 6월 프리뷰를 진행했다. 카페나 레스토랑, 루프탑, 포레스트 예식 등의 경우 '디렉팅'이라 불리는 스몰웨딩 특유의 콘셉트 설정이 들어가면서 유명 업체의 경우 웨딩홀 예약과 디렉팅만 합쳐도 10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소요돼 일반 예식을 뛰어넘기도 한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실제 150~200명 규모의 스몰웨딩은 물론 20~100명 미만의 초소형 예식 문의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힐튼호텔 부산 관계자는 "데스티네이션 웨딩 등 여행과 결혼식을 결합한 휴양 콘셉트의 이색 결혼식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중개업체 가연 관계자는 "과거 초호화 결혼식을 지향하던 문화에서 벗어나 스몰웨딩, 셀프웨딩으로 웨딩 트렌드가 많이 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직장인은 작은 결혼식이지만 가치소비 트렌드에 따라 비중을 두고 싶은 부분에는 과감히 투자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한 호텔 이벤트지배인은 "과거에는 재혼이나 유명 스타들의 결혼식 등 불가피하게 비공개로 진행하는 경우가 상담 주였지만, 요즘에는 일반 공장형 결혼식보다 가족만 부르는 작은 결혼식을 원하는 일반인 예비부부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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