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양보할 건 하자"..관광객 급감에 日온건파들이 움직인다

서승욱 2019. 9. 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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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이 간사장 "한국에 손내밀자"이례적 언급
서일본 경제 직격,맥주 수출 92% 감소 현실
"니카이,스가 등 온건파들이 목소리 낼 수도"

니카이 도시히로( 二階俊博·80)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지난 27일 한·일관계와 관련해 “일본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연합뉴스]
위성방송인 BS TV도쿄의 프로그램 녹화에서 "원만한 외교를 전개할 수 있도록 한국도 노력할 필요가 있지만, 우선 일본이 손을 내밀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양보할 일"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우리(일본)는 더 어른이 돼 한국의 주장을 잘 듣고 대응해나가는 도량이 없으면 안 된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일본 국민들 사이에 반한감정이 고조돼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유력 정치인이 한국에 대한 양보를 강조한 건 이례적이다.

자민당 당직에서 간사장은 총재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자리다.

특히 니카이 간사장은 “고령 등 때문에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일 발표된 자민당 당직개편에서 살아남는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의 신뢰도 두터운 편이다.

지난 8월엔 박지원(무소속)의원과 오사카에서 5시간 넘게 회동하기도 했다. 지난해 자신의 계파인 '니카이파' 소속의원 전원과 함께 방한해 연수회를 할 정도의 지한파다. 하지만 자민당내 강경론 등을 고려해 그동안 한·일관계에 대한 적극적인 언급이나 한국측 인사와의 공개회동을 꺼려왔다.

그런 그가 적극적인 양국 관계 개선을 주장하고 나선 것을 두고는 “한국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일본 여행 기피 움직임으로 인한 교류 단절, 이로 인한 일본 경제에의 직접적인 타격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관광객 감소로 서일본의 지역 경제가 휘청대고 있다.
또 8월 한달간 한국에 대한 일본 기업의 맥주 수출은 지난해 8월과 비교할 때 92% 감소했다.

관광객 감소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겉으로는 "다른 나라 관광객이 늘어 괜찮다"고 태연한 척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전전긍긍해 하고 있다.
아베 총리와 가까운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해양정책담당상이 최근 쓰시마를 방문해 한국인 관광객 급감 실태 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 총리 관저내 사정에 밝은 일본 언론사 간부는 “총리 관저내의 온건파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의 경우 당초 ‘양국의 인적 교류와 경제 교류에 결정적인 영향이 있어선 안된다'는 조건을 전제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에 찬성한 것으로 안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한국의 반발에 일본 정부도 꽤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연합뉴스]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은 이런 일본 정부와 정치권내 온건파들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의 한국 소식통은 “징용문제나 수출규제 강화 문제와 관련해 일본측의 양보 가능성 등 손에 잡히는 기류 변화는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면서도 “일본 정부내에 ‘이대로는 안된다’는 여론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8일 일본 도쿄 히비야 공원에서 개막된 한일축제한마당을 찾은 참석자들이 대형 종이에 붓으로 각종 소감을 적었다. 서승욱 특파원

◇도쿄에서 폭발한 교류 열기=이틀 일정으로 28일 도쿄 시내 히비야 공원에서 개막한 '한·일축제한마당 2019 in 도쿄'는 악화된 양국관계속에서도 성황리에 치러졌다.
11년째를 맞는 이 행사의 올해 주제는 '축제 11년,새로운 내일로'다.
28일 일본 도쿄 히비야 공원에서 개막된 한일축제한마당 행사에서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음식 체험 코너를 찾았다. 서승욱 특파원
한국 음식과 문화 체험을 위한 부스마다 수 많은 일본인들이 몰렸고, 대형 종이에 "한국 너무 좋아요","한·일 평화" 등의 글을 남기는 이들도 많았다.
28일 한일축제한마당이 열린 일본 도쿄 히비야 공원의 전경. 서승욱 특파원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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