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형 경수로' 기술 유출 의혹에도.. 해당업체 최근까지 입찰

이창훈 2019. 9. 2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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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한국형 경수로(APR-1400)를 포함한 원전 핵심기술의 유출 의혹을 조사 중인 가운데 해외 체류 중인 핵심 인물들을 상대로 한 수사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검찰은 원전기술 유출의 당사자로 지목된 한수원 퇴직자 A씨를 포함한 4명이 해외에 체류한다는 이유 등으로 참고인 조사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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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석 달간 '소극 수사' 논란 / UAE 유출 의심 한수원 퇴직자들 / 해외 체류 이유 참고인 조사 못해 / 1명 일시 귀국 때조차 소환 안 해 / 국정원 조사 직전 증거인멸 정황 / 또 다른 유출 통로 지목된 업체는 / 제재 없이 한수원 용역 입찰 참여 / "정부 기술보호 안일한 인식 반영"
UAE 바라카 원전 1·2호기
검찰이 한국형 경수로(APR-1400)를 포함한 원전 핵심기술의 유출 의혹을 조사 중인 가운데 해외 체류 중인 핵심 인물들을 상대로 한 수사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사정당국의 조사도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탈원전 여론을 의식한 ‘눈치보기 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원전기술 유출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한 업체는 조사 전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지만 최근까지도 한국수력원자력의 용역 사업에 입찰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일보 2019년 9월27일 9면 참조>

검찰과 국회, 원전업계 등에 따르면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고필형 부장검사)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된 한수원 퇴직자 5명과 B회사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6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고발을 접수한 뒤 곧장 수사에 착수했다.

◆핵심 인물 5명 중 4명 해외에… 한국에 돌아왔지만 조사받지 않아

검찰은 원전기술 유출의 당사자로 지목된 한수원 퇴직자 A씨를 포함한 4명이 해외에 체류한다는 이유 등으로 참고인 조사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에 한수원을 퇴직한 A씨는 2012∼2014년 국내 원전 시뮬레이터 설계 업체인 B회사의 이사로 근무했다. B사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정비사업 운영사 나와(Nawah) 관련 용역을 수행하던 A씨는 2014년부터 UAE ENEC(전력공사)를 거쳐 자회사인 나와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앞서 지난 5월부터 두 달 넘게 합동조사단을 이끌었던 국가정보원은 지난 8월 국회에 “B업체를 통해서 설계도가 유출됐거나 A씨를 통해 나와로 유출된 두 가지 가능성을 놓고 수사 중”이라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A씨를 만나 제보 내용을 토대로 조사를 했지만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자력 업계에서는 당시 UAE 바라카원전 정비계약을 앞두고 UAE의 눈치를 보느라 형식적인 면담에 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UAE에서 머물던 A씨는 최근 한국에 잠시 들어왔지만 검찰로부터 소환조사 통보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기술 유출 건은 사안이 복잡해 수사팀이 사안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참고인 조사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기술유출 의혹 조사 받는 업체, 한수원 용역 계약에 참여

원전 기술 유출 통로로 지목받은 B회사는 국정원 합동조사에 이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지만 최근까지 한수원 용역에 아무런 제약 없이 참여했다. 심지어 B회사는 국정원 합동조사 전 하드디스크와 노트북을 디가우징(자기장 이용한 데이터 삭제)했지만 불이익이나 제재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 업계 관계자는 “기술유출 의혹에 이어 증거인멸까지 시도한 회사가 수사를 통해 사실 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자체가 원자력 기술 보호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며 “해당 용역은 외국 업체와의 협업이 불가피한 것이어서 또 다른 기술 유출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창훈 기자, 대전=임정재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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