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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수수료로 '법원 직원 휴양소'..300억 쏟아부었다

정다은 기자 입력 2019. 09. 29. 20:42 수정 2019. 09. 2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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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행정안전부에서 발급하는 주민등록등본, 초본과는 다르게 법원에서 발급하는 등기부 등본, 발급하려면 심지어 열람만 해도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지금까지 모인 수수료만 수백억 원이 넘는데 이 예산들 과연 법에 맞게 잘 쓰이고 있는 것인지 정다은 기자가 확인해봤습니다.

<기자>

부동산 매매계약이나 임대차 계약 때 필요한 부동산 등기부 등본.

인터넷으로 발급받으려면 1,000원, 열람하려면 700원을 수수료로 내야 합니다.

다른 정부 부처가 발급하는 주민등록 등·초본이나 건축물대장, 토지 대장 등과 달리 유독 법원 서류인 부동산 등기부 등본만 유료인 것입니다.

지난해 인터넷 발급 수수료는 약 122억 원, 열람 수수료로는 이에 4배가 넘는 약 521억 원에 달합니다.

이 돈은 등기특별회계법에 따라 등기소 설치·관리나 등기 시스템 개발 구축 등 등기 업무로 사용처가 한정돼 있습니다.

법원은 지난 2015년 사법문화역사교육관을 짓겠다며 이 재원 활용을 요청했습니다.

등기나 호적과 관련된 역사적 사료를 정리해서 전시하고 또 이 등기나 가족관계등록과 관련된 전문교육을 하겠다는 명목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018년까지 모두 300억 원 정도를 들여서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대규모 시설을 세웠습니다.

시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찾아가 봤습니다.

꽃지해수욕장 바로 앞, 지하 1층, 지상 8층짜리 건물로 이름만 사법역사문화교육관일 뿐 전시관은 1층 한쪽에 마련된 게 전부입니다.

[사법역사문화교육관 관계자 : (여기 전시실은 1층에 이게 전부인가요?) 네, 전시관은 그게 다예요.]

안내해주는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사법역사문화교육관 관계자 : 공문으로 신청해서 어떤 단체에서 오겠다 하면 안내해 드리긴 해요. 개인으로 와서는 안내를 해주진 않아요.]

2층에는 노래방과 탁구장 등 놀이시설이 자리 잡고 있고 건물의 나머지 공간은 대부분 법관이나 법원 공무원들만 숙박할 수 있는 객실입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2만 9천여 명이 이곳을 다녀갔는데 교육 목적은 단 4천여 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2만 5천여 명은 모두 개인적 목적이었습니다.

인터넷 블로그에는 가족여행에 안성맞춤인 숙소라는 후기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사실상 법원 공무원들을 위한 휴양시설인 것입니다.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법사위) : 휴양시설, 호화 연수원에 가깝습니다. 이건 법원의 쌈짓돈이 아닙니다. 국민의 등기 업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사용돼야 한다고….]

법원행정처는 교육이 없어 공실이 생길 때 직원 숙소로 쓰고 있을 뿐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김호진)   

정다은 기자d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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