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블랙홀'에 두 쪽 난 대한민국.. 여야 '세몰이'만 집중
대한민국이 ‘조국 블랙홀’에 빠져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조 장관 퇴진과 검찰개혁 등을 놓고 두 쪽으로 갈려 광장과 거리에서 대규모 세대결로 치닫는 양상이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는 전날 ‘제7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연인원 20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내달 3일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을 규탄하는 100만 광화문 집회를 예고해 광장의 갈등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야 정치권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너무 지지층 결집에만 매몰돼 있다”며 “대통령이 (갈등을) 바로잡아야 하는데 어느 한쪽을 세게 경고하면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규모 시위로) 검찰개혁에 대한 열망은 확인했지만 그것을 조 장관 수호로 봐서는 안 된다”며 “검찰은 수사를 하고 조 장관은 자기 임무를 수행하고 정치권은 자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문 대통령이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나온 것만 봐도 특권을 누려온 분이 과연 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조국 공방’이 장외집회를 통한 세대결로 급속히 확전하고 있다. 여야는 주말 동안 벌어진 대규모 검찰개혁 촛불집회와 자유한국당의 권역별 조국 법무부장관 규탄집회에서 분출된 목소리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며 각각 ‘검찰개혁’과 ‘조국 사퇴’ 여론을 확산하는 데 주력했다. 일부 정치인은 거친 말로 쏟아내며 공방을 더욱 확산시켰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전날 촛불집회와 관련해 “아마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국민들의 마음속에 켜진 촛불까지 합치면 1000만일 수도 있고 2000만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국민은 검찰에게 마지막 기회를 남겼고, 스스로 개혁하지 않고 검찰이 계속 거역한다면 검찰개혁의 그 순간까지 지속적으로 더 많은 촛불을 들겠다고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촛불집회를 통해 드러난 민심의 분노를 반영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촛불문화제 열망을 등에 업고 당내 ‘검찰개혁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경남 창원에서 가진 강연에서 조 장관에 관한 언론보도에 대해 “2009년 ‘논두렁 시계’ 보도와 똑같고 정도는 더 심하다”며 윤석열 검찰에 대해선 “총·칼은 안 들었으나 위헌적 쿠데타나 마찬가지”라고 윤석열 검찰을 맹비난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전날 촛불집회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경고 메시지에 동조하는 이들이 대다수 참석했다며 집회의 정치적 파장과 여권 지지층의 결집 흐름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의 모습은 대약진운동이 실패하자 권력을 지키기 위해 홍위병을 동원해 문화대혁명을 일으킨 모택동의 모습 그대로”라며 “국민은 ‘문(文)위병’을 동원해 법치주의를 파괴하고 나라를 두 쪽 내는 문 대통령을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홍위병’ ‘문위병’ 등의 험구로 비판했다.
최형창·이귀전·김청윤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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