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탄핵여부는 결국 여론이 좌우할 것" <브루킹스연구소>

입력 2019.09.3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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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 하원이 탄핵 조사 절차에 착수하면서 향후 진전이 주목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탄핵이 민주당의 희망대로 트럼프의 대통령직 사임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민주당에 정치적 재앙으로 다가올지 현재로선 예측 불허이다.

지난 1974년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탄핵 절차가 시작되면서 결국 대통령직을 물러났지만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은 공화당의 탄핵 공세를 견디어내면서 오히려 탄핵을 주도한 공화당의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이 물러났다.

진보계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27일 닉슨과 클린턴 탄핵 사례에 비춰 트럼프 탄핵의 향방을 가름할 3대 징표로 트럼프에 대한 국정 지지도, 탄핵 조사 착수에 대한 일반의 지지도, 그리고 탄핵에 대한 의회 내 초당적 지지 여부를 지적했다.

의원들도 소속 지역구민의 민심에 좌우되는 만큼 결국 국민 여론이 탄핵 여부를 가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탄핵조사 아랑곳없이…라운딩 마치고 돌아온 트럼프 (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은퇴한 골프 선수들과 함께 라운딩을 마친 뒤 백악관에 돌아와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에 대한 하원 차원의 탄핵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의 대표적인 친(親)트럼프계 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 등과 함께 라운딩을 가졌다. leekm@yna.co.kr

국정 지지도의 경우 닉슨은 워터게이트 스캔들이 터지고 의회의 탄핵 청문회가 시작하면서 지지도가 급락했지만 클린턴은 지지도가 변함이 없어 두 대통령의 운명을 갈랐다는 평가이다.

닉슨의 지지도는 1973년 여름 워터게이트 청문회가 시작되면서 그해 봄 50%에 달했던 지지도가 74년 초에는 24%까지 떨어졌다. 닉슨은 이미 하원이 탄핵 표결을 하기 전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클린턴은 1998년 내내 지지율이 60% 이하로 내려가지 않았으며 연말에는 오히려 73%로 상승했다. 그리고 상원이 1999년 1월 탄핵에 실패할 무렵에도 60% 상위권을 유지했다.

두 번째 징표는 탄핵 착수 자체에 대한 일반의 지지도이다. 73년 중 닉슨 탄핵 추진에 대한 일반의 지지도는 지속해서 상승했으며 연말에는 대략 2배로 늘어났다. 1974년 1~8월 사이에는 추가로 20% 포인트가 증가했다.

클린턴의 경우 탄핵 추진에 대한 지지도는 의회의 청문회와 특별검사의 폭발적인 보고서, 그리고 하원의 탄핵 조항 승인에도 불구하고 1998년 여름과 가을에 걸쳐 별 변동이 없었다.

그해 8월 8일 갤럽 조사는 34%가 탄핵에 찬성, 63%가 반대였으며 12월 조사에서도 34~63%로 동일했다.

미국민의 눈에는 탄핵 주장이 먹혀들지 못하면서 하원의 청문회와 탄핵 표결이 일반 국민의 태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클린턴에 대한 탄핵 제기 사안의 진실성을 의심해서가 아니라 클린턴의 위법행위가 탄핵 해당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3번째 징표는 하원에서 탄핵에 대한 초당적 지지 정도이다.

하원 법사위가 닉슨을 탄핵하기로 표결했을 당시 17명의 공화당 의원 가운데 6명이 사법 방해 혐의로, 7명은 권력 남용으로 닉슨의 탄핵에 동의했다.

이어 배리 골드워터 의원이 이끄는 공화당 상원의원 대표단이 백악관을 방문해 닉슨 대통령에 공화당 내에서 그에 대한 지지가 무너졌음을 통보했다.

닉슨은 이에 탄핵 표결에서 자신이 패할 것과 상원이 그를 기소할 것임을 파악하고 대통령직을 물러났다.

반면 1998년 클린턴을 상대로 하원이 탄핵 표결을 했을 때 클린턴과 같은 민주당 소속 의원 205명 가운데 5명만이 탄핵조항에 찬성표를 던졌다. 상원에서는 탄핵 표결에 민주당 의원 1명도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

이러한 징표들에 비춰볼 때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공세가 성과를 거두기에는 쉽지 않은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 발생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45% 지지율로 그동안 보여온 지지율과 별 차이가 없다.

또 공화당원들의 지지도는 90%에 달하고 있다. 이런 지지율이 극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앞서 클린턴 탄핵 당시 공화당처럼 민주당이 '당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의 탄핵 추진 지지율은 49% 대 46%로 찬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민주당원은 88%가 찬성, 공화당원은 93%가 반대로 정파 간에 차이가 심하다.

다만 탄핵 조사 절차가 시작하면서 탄핵 지지 여론이 꾸준하게 높아지고 있다.

공화당원 가운데 52%가 내부고발자의 의회 증언에 찬성하고 있으며 또 27%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통화가 추가적인 조사를 필요로하는 심각한 사안으로 간주하고 있어 추후 상황에 따라 공화당원들의 탄핵 반대 여론이 변화할 소지를 남겨놓고 있다.

의회 내 초당적 협력의 경우, 하원은 민주당 의원 90% 이상이 탄핵에 찬성하고 있으나 공화당은 아직 1명도 탄핵 조사에 찬성하지 않고 있다.

상원의 경우 53명의 공화당 의원 가운데 45명은 공화당 텃밭 지역 출신이고 나머지 8명 가운데 4명만이 2020선거를 치른다. 이들 역시 향후 몇 달 간 지역구 공화당 유권자들의 표심이 크게 변하지 않는 한 트럼프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

결국 민주당의 전격적인 탄핵 회부가 얼마만큼 유권자들의 마음을 바꿀지가 관건이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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